세계 대형자동차업체들의 초소형승용차 개발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장 3.05m의 "브리티시 미니"보다 작은 2인승 도심형 승용차를 개발
하려는 자동차업계의 노력이 급진전되고 있다.

초소형승용차개발경쟁에 가장 발빠른 포석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는
전세계 고급승용차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벤츠는 최근 스워치시계로 낯익은 스위스 SMH사와 합작, 오는 96년부터
2인승 초소형승용차를 생산.시판하겠다고 밝혔다. SMH사가 디자인하고
벤츠가 시험제작한 "스워치모빌"은 지난 10일 개최된 제네바모터쇼에도
출품됐다. 3리터의 가솔린으로 1백km를 주행할수 있도록 설계된 스워치
모빌은 그린라운드에 대처할수 있는 미래형 환경차로서도 관심을 집중
시켰다.

"기술과 품질의 대명사인 벤츠와 스워치시계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접목해
1백% 성공을 낙관한다"고 벤츠측은 장담하고 있다.

벤츠는 또 미 앨라배마주 투스칼루사공장에서 오는 97년부터 미니밴형태의
초소형 다용도승용차(SUV)를 연간 20만대씩 생산,미국 다용도승용차시장에
미니바람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BMW는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콤팩트 3시리즈 해치백모델로 30년 맞수인
벤츠의 공세에 맞섰다. BMW는 이 외에도 95년부터 2인승 무개승용차를
개발,선보일 예정이다. 이 승용차는 현재 8천대가 생산된 "Z-1"의 성공을
재현할 것으로 BMW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스파르탄버그공장
에서는 올해부터 초소형 SUV를 양산,벤츠의 발목을 앞서 잡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역시 지난1월 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컨셉트1"이란
이름의 미래형 초소형승용차를 선보이며 미니화에 나서고 있다.

미 빅3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초소형승용차개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벤츠와 협력관계를 맺은 SMH사와도 접촉을 시도했었던 포드는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Ka"모델을 출품,초소형승용차시장개척을 선언했다.

크라이슬러도 올초 "크라이슬러 익스프레소"를 선보이며 진작부터
초소형승용차개발에 힘써왔음을 과시했다.

세계의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초소형승용차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도심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소비자기호가
초소형차를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배기가스에 의한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도심지역
을 운행하는 승용차의 승차인원이 평균 1.2명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없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1가구 2승용차시대에 값이 비싼
중형차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2인승 초소형승용차는 5시리즈나 7시리즈등 최고급 대형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가정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일수 있다. 최근 늘어가고 있는 1인가구
역시 대형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 개개인의 인식
제고는 말할 것도 없다" 대당 2만달러이하의 가격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수요
를 창출할수 있다는게 BMW 고위관계자들의 계산이다.

그러나 초소형 승용차개발에 또다른 승부를 걸고 있는 이들 업체는
한결같은 고민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초소형차는 가격이 싼만큼 판매마진도 폭이 줄수 밖에 없어 개발업체의
경제성을 확실히 보장할수 없다는 것이다. 또 아직은 소비자들의 초소형
승용차에 대한 선호도를 정확히 점치기 어려워 그 시장규모가 얼마나
될지를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의 실체이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