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극인은 봉이다. 적어도 중국에서는 그렇다.

외국인이 봉이라는 인식은 새해부터 실시되고있는 통일환율제에서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외국인이 사용하던 외화태환권(FEC)을 없애고 인민폐(RMB)
한가지만 사용하게 했다. 이 조치로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됐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차별이 더욱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환율제가 폐지되고 똑같은 화폐(인민폐)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외국인에게는 내국인과 엄격히 다른 값이 매겨진다.

비행기와 열차요금,전화사용료등 공공성요금은 물론 하다못해 공원의
입장료까지도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몇배 많은 돈을 내야한다.

며칠전 중국국무원 우전부는 한통의 고지서를 중국내 모든 외국인들에게
보냈다.

"지금까지 FEC로 국제전화를 지불해온 외국기업들은 이달부터 FEC액면가의
50%를 추가로 얹어 인민폐로 지불하라"는 내용의 통지였다.

FEC의 암시장가격을 반영한 조치인 것이다.

FEC와 인민폐가격은 공시가로는 1대1이지만 암시장에서는 달러화와의
태환성이 있는 FEC가격을 더 쳐주어왔었다.

항공요금도 마찬가지다. 북경-상해간 노선의 경우 중국인 요금은
통일환율제 실시후에도 4백40원으로 종전과 같았으나 외국인의 요금은
5백90원에서 9백원으로 급등했다.

중국인과 외국인과의 요금격차가 배이상 벌어진 셈이다.

외국인들에 대한 사무실및 아파트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물론 외국기업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어 부동산수급자체의 균형이 상실된
이유도 있다. 그러나 월세 4천~5천미달러를 주고도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수급상의 불균형탓만이 아닌 것이다.

통일환율제 실시 첫달부터 인플레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지채용직원들의 월급도 크게 뛰고 있다.

북경주재상사 한국상사들은 회의를 열고 사태의 심각성을 논의하는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못하고 있다.

올해 현지집행예산도 이미 지난해말 본사에서 책정되었고 남은
방법이라고는 허리를 더욱 졸라매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이 그나마
찾아낸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