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이 4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결승라운드에서 3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이재경이 4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결승라운드에서 3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자력으로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하고 ‘추천 선수’로 출전한 이재경(24)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결승에서 무려 7홀 차로 승리하며 ‘매치킹’에 등극했다. 7홀 차는 이 대회 결승에서 나온 역대 최다 타수 차 승리다.

이재경은 4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배용준(23)을 7홀 차(7&5)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7홀 차는 결승에서 나온 역대 최다 홀 차로 2011년 홍순상이 박도규를 4홀 차로 눌렀을 때보다 3홀이나 많다. 이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이재경은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함께 챙겼다. 시즌 누적 상금 3억1330만원을 모아 3억원 고지도 일찍 밟았다.

이재경은 지난해 쇼트게임 ‘입스’(압박감 때문에 근육이 경직되면서 선수들이 평소 잘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현상)에 걸려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 75위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을 비롯해 골프존 오픈, 코리아챔피언십에서 최하위 성적을 냈다. 커트 탈락이 문제가 아니었다.

부활의 조짐은 지난 5월에야 나왔다. 5월 열린 4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에 들며 활력을 되찾았다. 이번 대회도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가 겨우 스폰서 추천 선수로 막차를 탔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정상 궤도를 되찾았다.

이재경은 이 대회 조별리그를 포함해 7전 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3경기를 제외한 모든 상대를 4홀 차 이상으로 꺾을 정도로 대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이날 오전 열린 준결승에선 강경남(40)을 5홀 차로 완파하고 일찍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배용준 역시 결승까지 전승으로 올라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이재경의 기세가 월등히 셌다. 이재경은 1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2번홀(이상 파4)에서도 홀 옆에 샷을 붙이면서 배용준이 홀을 포기하게 만들었고 2홀 차로 앞서갔다. 3번홀(파3)에선 보기가 나와 잠시 1홀 차로 쫓겼으나 8~10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리를 굳혔다. 12번홀(파4)에서도 버디로 홀을 따낸 이재경은 13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리며 배용준의 항복을 받아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