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등 해외 안착한 골프존…베트남에 R&D센터 연 까닭은?
‘스크린 골프가 해외에서 통할까?’

골프존이 2016년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해외 법인을 열었을 때 국내 골프업계 반응은 대부분 이랬다. 땅이 좁고 골프 라운드 비용이 많이 드는 일부 아시아 국가는 그렇다고 해도, 약 1만5000개의 골프장이 있는 미국에서 스크린 골프가 통할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현재 골프존은 미국에서 1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자신감을 얻은 골프존은 이후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냈다. 골프존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미국 140여 개, 일본 400여 개, 중국 230여 개, 기타 국가 120여 개 등 약 900개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공 뒤엔 골프존의 핵심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지역화)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골프존소셜’이다. 골프존소셜은 아케이드 볼링장처럼 펍 문화와 스포츠를 접목한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을 타깃으로 골프존이 만든 매장이다. 스크린 골프장이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와 함께 음식과 주류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미국에서 통했다.

골프존이 이달 초 베트남에 문을 연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다. 골프존 관계자는 “베트남 R&D센터에서 각국 문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존이 글로벌 거점으로 베트남을 찍은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의 정보기술(IT) 시장이 있다. 골프존 관계자는 “베트남은 IT와 영어 능력, 젊은 노동 인구 비율 등 동남아시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회·정치적 환경 등으로 인해 세계적인 IT 아웃소싱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IT 채용 플랫폼 톱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 IT 시장에는 약 48만 명의 IT 개발 인력이 있다.
美·日·中 등 해외 안착한 골프존…베트남에 R&D센터 연 까닭은?
골프존 베트남 R&D센터는 현지 우수 인력을 채용해 5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갖추고 출발했다. 올해 상반기에 웹과 모바일 중심의 신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해외 사업 기반을 견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예정인 주력 제품으로는 해외 골프 시뮬레이터 앱(골프존 앱), 미주시장 사업 모델인 스포츠 펍 콘셉트 매장 골프존소셜 앱, 지난 3월 PGA쇼에서 선보이며 글로벌 골퍼들의 큰 호응을 받은 휴대용 골프샷 모니터 제품인 골프존 웨이브(WAVE) 웹 서비스가 있다.

또 골프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글로벌 스크린골프 매장 및 골프존소셜 매장의 운영, 예약 시스템, 글로벌 대회 커스터마이징 콘텐츠인 리그 관리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국내 45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타깃의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홍창진 골프존 베트남 R&D센터장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의 원년으로 삼아 본격적인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통한 해외 사업 확장 및 성과 가시화를 목표로 베트남 R&D센터를 개관하게 됐다”며 “글로벌 골프 토털 플랫폼 기업으로서 해외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현지화를 통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개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