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한 레슨 프로…1등보다 더 인기있네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는 전체 선수 156명 가운데 ‘클럽 프로’로 불리는 20명이 참가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관하는 대회여서다. 클럽 프로는 미국프로골프협회로부터 프로 자격증을 받은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 클럽 프로는 PGA 투어 소속의 ‘엘리트 골퍼’와 맞서야 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최고 기록은 캐나다 출신인 스티브 슈나이터가 기록한 공동 40위(2005년)에 불과하다.

올해는 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호의 아로요 트라부코 골프클럽 헤드 프로인 마이클 블록(46·미국·사진)은 뛰어난 성적으로 우승자(브룩스 켑카)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곁들이며 1오버파 281타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PGA 챔피언십에 다섯 번째 출전한 블록은 1~3라운드 모두 이븐파(70타)를 적어냈다. 그 덕분에 최종 4라운드에선 PGA 투어 최고 스타인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한 조로 경기하는 ‘영광’까지 누렸고, 151야드로 세팅된 15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7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을 그대로 홀 안에 넣었다. 블록은 “매킬로이가 내게 (홀인원이라고) 다섯 차례나 말한 뒤에 실감했다”고 밝혔다.

블록은 상금으로 28만8333달러(약 3억8000만원)를 벌었다. 블록은 골프장에서 45분간 개인 지도를 하며 150달러를 받는다. 그는 이번 대회 15위 내 선수에게 주어지는 내년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와 다음달 캐나다오픈에도 스폰서 초청으로 나서게 됐다. 블록은 “내 가족과 직업,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골프는 내 인생 그 자체”라고 기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