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아시아드CC 부산오픈 1R 4언더파 공동선두
부활 신호탄 '장타왕' 김태훈 "티샷 사고 안 냈더니…"
김태훈(37)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보기 드물게 대회장에 응원단을 몰고 다닌다.

만화 주인공을 닮은 잘생긴 얼굴에 늘씬한 체격을 지녀 '테리우스'라는 별명을 지닌 김태훈은 2020년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까지 받을 만큼 경기력도 뛰어나 600명이 넘는 팬클럽이 열성적으로 응원한다.

통산 4승을 올린 김태훈의 가장 큰 무기는 코리안투어 최정상급 장타력이다.

그는 2013년 장타왕에 올랐고, 코리안투어에서 비거리에서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장타는 내게 양날의 칼"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의 티샷은 멀리도 가지만, 똑바로 가지 않아 툭하면 OB 구역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김태훈의 티샷은 대회 때마다 '사고'를 냈다.

개막전부터 5개 대회에서 4차례 컷 탈락했다.

한번은 매치 플레이대회였는데 1회전에서 떨어졌다.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3위로 반짝했지만 이어진 KPGA 선수권대회에서 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어진 두 차례 대회에서는 컷 탈락은 피했지만 20위 이내 입상은 못 했다.

30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선두에 오른 김태훈은 "오늘은 티샷에서 사고가 없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버디 5개와 이글 1개를 잡아내고 보기 3개를 곁들인 김태훈은 "아이언, 웨지 샷과 퍼팅은 원래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티샷이 잘 떨어지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전반에는 바람 때문에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는 그는 14번 홀(파4)에서 99m 남기고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이 홀에 들어가는 이글을 잡아낸 데 이어 15번(파5), 16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단숨에 선두로 도약했다.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가까이 이어진 우승 갈증을 씻어낼 발판을 마련한 김태훈은 "사실은 6월 들면서 티샷이 안정되고 있어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이날 파 4홀과 파 5홀 15곳에서 6번만 드라이버를 잡았다.

전반에는 두 번 드라이버를 쳤을 뿐이다.

페어웨이 우드뿐 아니라 아이언으로도 티샷했다.

"굳이 드라이버를 치지 않아도 될 만큼 코스가 길지 않다.

아무래도 드라이버를 덜 치니까 '사고'도 덜 난다"는 김태훈은 "경기력이 확실히 상승세다.

이번 대회뿐 아니라 가을이 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도 보였다.

이날 김태훈의 경기에는 평소보다 훨씬 적은 20여 명의 팬클럽이 응원했다.

김태훈은 "지난 2년 동안 못 오셨다.

그런데 내가 성적을 못 내니까 많이들 안 오시는 것 같다.

더 많이 오시게 하려면 내가 더 잘 치는 수밖에 없다"고 투지를 보였다.

부활 신호탄 '장타왕' 김태훈 "티샷 사고 안 냈더니…"
이태희(38)와 박성국(34)도 4언더파를 때려 공동선두에 올랐다.

11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 12번 홀부터 6개 홀에서 4타를 줄인 이태희는 2020년 GS 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2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을 따낼 기회를 만들었다.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코리안투어 유일한 우승을 따낸 박성국은 버디 5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았다.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신상훈(24), 노장 김형성(42), 그리고 황중곤(30) 등이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선두 그룹을 1타차로 추격했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오픈 챔피언 김민규(21)는 1언더파 70타로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버디 3개, 보기 2개를 적어낸 김민규는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컷 통과에 성공한다면 3, 4라운드에 스퍼트를 내 우승을 목표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