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25)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장타’다. 데뷔 연도인 2016년을 빼면 한 번도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지난해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차 연장에서 이글을 잡고 우승한 것도 티샷으로 약 260야드를 보낸 뒤 2온에 성공해서 가능했다.

지난달엔 에스컬레이터에 가슴을 부딪치는 사고로 갈비뼈 주변 근육을 다쳤는데도 장타력이 여전하다. 올 시즌 비거리는 4위(256.14야드)다. 김지영은 “다친 뒤 2주 동안은 스윙을 세게 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신기하게도 살살 쳐도 세게 쳤을 때와 거리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거리가 멀리 나간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

부상에서 회복하며 스윙 점검에 나선 그는 백스윙부터 임팩트, 폴로스루, 피니시까지의 전체 동작을 일일이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폭발적인 장타는 힘보다 밸런스와 체중 이동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어드레스 때의 스윙 밸런스를 유지하고 몸의 흐트러짐을 최소화한 뒤 임팩트와 함께 체중 이동을 확실히 하면 힘들이지 않고 거리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밸런스 유지’ ‘체중 이동’은 많은 아마추어가 알면서도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밸런스를 유지하려면 두 발을 단단히 지면에 고정해야 한다. 하지만 하체를 잡는 데만 신경 쓰다 보니 임팩트 땐 오른발에 남아 있는 체중을 왼발로 옮기는 데 애를 먹는다.

김지영은 “임팩트 때 무게 중심이 왼발 쪽으로 많이 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오른발에 체중이 남아 있어 제 거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드레스 때 왼발에 40%, 오른발에 60%로 나뉘어 있는 체중을 모두 왼발로 보낸다는 생각으로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세게 친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스웨이(상반신이 좌우로 움직이는 것) 동작이 나온다”며 “백스윙 톱에서 팔이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왼발로 ‘바닥을 누른다’는 생각으로 체중 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