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2)가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기록한 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475야드)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친 그는 동타를 친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을 차지한 더스틴 존슨(미국)과는 5타 차다.

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가 기록한 종전 최고 성적은 최경주가 2004년 기록한 단독 3위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첫 출전에서 새 기록을 썼다.

임성재는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선 존슨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다. 존슨이 5번홀까지 1타를 잃는 사이 임성재는 2(파5), 3번홀(파4) 연속 버디로 경기 초반 존슨을 1타 차로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슨이 8번홀(파5)까지 2타를 만회하면서 좁혀졌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임성재는 6(파3), 7번홀(파4) 연속 보기를 쳐 이븐으로 돌아섰다가 8번홀 버디로 만회하면서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이후 존슨이 '아멘 코너'의 끝인 13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를 낚아채면서 승부의 추가 급격히 한 쪽으로 쏠렸다. 사실상 존슨이 우승을 확정한 상황에서 임성재는 스미스와 2위 싸움을 벌였다. 존슨과 함께 13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임성재는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로 한참 공이 넘어갔으나 이를 쇼트게임으로 만회해 버디로 연결하기도 했다.

남은 홀에서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한 임성재는 먼저 경기를 마친 스미스와 같은 스코어가 적힌 카드를 적어내며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두번째 샷이 그린 우측으로 벗어나 3위로 밀려날 뻔 했으나 칩 샷으로 이를 만회해 공동 2위 자리를 지켰다.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합계 12언더파 단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그린재킷만 남겨놓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1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2언더파 공동 34위에 자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