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동포 대니엘 강(28·사진)이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재개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클럽(파72·6856야드)에서 열린 LPGA드라이브온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에서다. LPGA투어는 지난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일정을 중단했다가 약 5개월 만에 시즌을 재개했다.

그는 이날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해 6언더파를 친 셀린 부티에(27·프랑스)를 한 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 시즌 상금 순위에선 4위(31만1280달러)로 올라섰다. 그가 LPGA투어에서 차지한 네 번째 우승이다. 이 대회 전 가장 최근 우승은 2019년 10월 뷰익LPGA상하이에서 거뒀다.

그는 우승 소감을 밝히며 ‘레전드’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을 언급했다. 소렌스탐은 코로나19로 인한 휴식기 동안 대니엘 강과 꾸준히 연락하며 여러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3라운드 54홀로 열린 이번 대회를 앞두곤 사흘짜리 대회를 대비하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그는 “소렌스탐이 (최종 3라운드) 전날 밤에는 내게 문자로 ‘잘하고 있으니 내일 (우승컵을) 가져오라’고 응원해줬다”며 “‘계속 공격적으로 하고 짜놓은 게임 플랜대로 경기하라’는 조언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의 조언은 빛을 발했다. 대니엘 강은 상대의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특히 부티에가 1타 차로 따라오던 16~18번홀에서도 그는 계속 홀을 직접 노리고 공을 쳤다. 대니엘 강은 “(소렌스탐 조언에 따라) ‘계획을 지키자’고 스스로 말했다”며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니엘 강은 부티에, 이워트 섀도프(32·잉글랜드)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치고 나갔고 11번홀(파4)에선 ‘송곳 아이언샷’을 앞세워 한 타를 더 줄였다. 하지만 부티에가 11~12번홀 연속 버디로 추격하는 사이 대니엘 강은 되레 13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은 부티에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부티에가 15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치면서 대니엘 강은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부티에는 18번홀(파4)에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약 1m 거리의 오르막 버디 퍼트가 약하게 구르며 홀 앞에서 휘었다. 대니엘 강의 우승이 그대로 확정됐다.

다만 대니엘 강이 바랐던 ‘커플 동반 우승’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의 남자친구인 매버릭 맥닐리(25·미국)는 이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배러쿠다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 출전해 공동 2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대니엘 강은 인터뷰가 끝나고 곧바로 TV로 맥닐리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그러나 맥닐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에 실패했고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희영(33)이 3오버파 공동 20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