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세계 골프 명예의전당에 입성했다. 1996년 ‘헬로 월드!’라는 말과 함께 세계 골프팬들에게 첫인사를 한 지 24년 만이다.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 입성한 '불멸의 호랑이'
12일(한국시간) 세계 골프 명예의전당 입회 심사위원회는 “우즈가 위원 투표에서 75% 이상 찬성표를 얻어 입회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우즈는 “가족과 친구, 팬들에게 분에 넘치는 성원을 받았다”며 “(명예의전당 입회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회 사실이 결정되자마자 우즈에게 전화로 소식을 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골프라는 스포츠에 우즈 기여도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났다”며 “우즈의 엄청난 영향력을 고려하면 코스 위에서 보여준 모습은 단적인 부분에 불과하다”고 극찬했다.

우즈의 명예의전당 입회는 지난해 만 50세였던 입회 자격이 45세로 낮춰지면서 빨리 이뤄졌다. 원래 40세였던 입회 자격은 2015년 50세로 상향 조정됐다가 올해 45세로 다시 낮춰졌다. 일각에선 우즈 입회를 위해 나이 제한을 낮췄다는 주장도 나온다. 필 미컬슨(50·미국), 비제이 싱(57·피지), 어니 엘스(51·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50세로 높아지기 전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골프를 넘어 스포츠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불리는 우즈의 명예의전당 헌액은 일찌감치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아마추어 무대를 휩쓴 후 1996년 프로로 데뷔한 우즈는 첫해에만 2승(라스베이거스인비테이셔널·월트디즈니클래식)을 거뒀다. 이듬해 4승을 거둬 무섭게 승수를 쌓았다. 2000년대 골프계를 휩쓸면서 PGA투어에서만 통산 82승을 거둬 샘 스니드와 함께 이 부문 역대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 중 메이저대회 우승 수는 15승으로 잭 니클라우스(18승)에 이어 역대 2위다. 타 투어 대회를 포함하면 우즈의 통산 우승 수는 93승에 달한다.

우즈는 이 밖에도 수많은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PGA투어에서 상금으로 번 돈만 1억2066만780달러(약 1454억원·12일 기준)에 달한다. 상금으로 1억달러를 넘긴 선수는 우즈가 유일하다. 이 부문 역대 2위인 미컬슨(9129만9439달러)을 3000만달러 앞선다. 선수 황혼기에 접어든 미컬슨이 우즈를 뒤집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 부문 상위권 선수 중 그나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더스틴 존슨(5위·6228만5783달러)에도 두 배 가까이 앞서 있다. 투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우즈의 이 기록은 수십 년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또 단일 대회 최다승(8승·공동 1위), 단일 코스 최다승(8승·1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 최다승(18승·1위), 최다 경기 연속 커트통과(142경기·1위) 기록 부문에서도 모두 그의 이름이 가장 위에 적혀 있다.

우즈를 향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PGA투어 최다승, 메이저 대회 최다승 도전이다. 우즈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많은 골프팬들은 “우즈가 있어 골프 볼 맛이 다시 생겼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