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 보유자인 ‘맏언니’ 지은희(33·사진)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 달 만에 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세계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2위 박성현(26) 등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LPGA투어 올 시즌 네 번째 대회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에서다.

9언더파 몰아친 지은희…"맏언니 질주는 계속된다"
지은희는 21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았다. 9언더파 63타를 적어낸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지은희는 “오늘 정말 느낌이 좋았다”며 “(티샷 때) 페어웨이에 모두 공을 보냈고 그린도 두 번 정도 놓친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스윙과 퍼트 스타일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지난달 LPGA투어 개막전이자 우승자들만 참가할 수 있어 ‘왕중왕전’으로 불린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첫 승을 신고했던 지은희는 한 달 만에 시즌 2승 기회를 잡았다. 당시 지은희는 만 32세8개월7일의 나이로 우승해 박세리(42)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 선수 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만 32세7개월18일)을 넘어섰다. 지은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2009년)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5승을 거두고 있다.

지은희는 1번홀(파5) 버디와 3번홀(파4) 보기를 맞바꾸며 샷감을 조율했다. 이후 9번홀(파4)까지 버디만 4개를 추가한 그는 제니퍼 송(미국)과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측면으로 기울어진 경사면에 핀이 꽂힌 10번홀(파5)에서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홀 1m에 공을 떨어뜨리며 가볍게 버디를 낚아챘다.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하며 불을 붙이더니 13, 15, 17번홀(이상 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신지은(27)과 호주 동포 이민지(23), 미국 동포 대니엘 강(27)이 7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지은희를 추격 중이다. 지난해 스윙 문제로 짧은 슬럼프를 겪었던 신지은은 이날 5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최상의 경기력을 뽐냈다. 미국 동포 제니퍼 송(30)은 6언더파 공동 5위다.

후원사를 바꾸고 처음 출전한 박성현은 3언더파 69타로 출발했다. 전인지(25)도 3언더파로 박성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박성현의 라이벌 쭈타누깐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10위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