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맨' 매킬로이 하루 7000만원 번다
세계 골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계약금으로만 하루에 7000만원의 수입을 벌어들이게 됐다.

나이키는 1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을 앞두고 매킬로이와의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10년간 최대 2억5000만달러(2636억원)를 받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2억달러 안팎으로 추정했으나 매킬로이의 고향인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2억5000만달러로 보도했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나이키 측으로부터 연 2500만달러, 하루 수입으로 환산하면 6만8000달러(7170만원)씩을 받게 됐다.

매킬로이는 이 대가로 여태까지 쓰던 골프클럽 14개와 볼을 모두 나이키 제품으로 바꾸기로 했다.

◆“나이키가 1위 유지해줄 것”

매킬로이는 이날 나이키를 선택한 데 대해 “난 돈 때문에 골프를 치지 않는다. 메이저 챔피언과 세계 랭킹 1위를 항상 꿈꿔왔다. 나이키가 이 꿈을 유지하고 더 많은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조던부터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르브론 제임스, 타이거 우즈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소속사가 됐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했다.

나이키 소속 스포츠 스타들은 매킬로이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축구 선수 웨인 루니(영국)와 테니스 선수 페더러(스위스) 등이 환영 인사를 비디오로 전했다.

◆골퍼 수입 랭킹 2위로 올라설 듯

매킬로이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상금으로 1300만달러를 벌었고 계약금과 출전료 등으로 1200만달러를 챙겼다. 나이키와 계약으로 연 2500만달러를 확보한 그는 앞으로 상금과 출전료 등을 합쳐 연간 4000만~5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초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조사한 2011년 프로골퍼들의 수입에 따르면 우즈는 상금과 계약금, 출전료 등으로 총 6400만달러를 벌었다. 2위는 필 미켈슨(미국)으로 4200만달러였다. 11위였던 매킬로이는 올해 미켈슨을 제치고 우즈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우즈는 나이키로부터 매킬로이와 비슷한 연간 계약금을 받고 있다. 우즈는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 의류 수입의 일정액을 받고 있어 매킬로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EA스포츠, 퓨즈 사이언스, 네트 제츠, 롤렉스 등과 계약을 맺고 추가 수입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회 출전료와 광고 수입 등을 포함해 총 6120만달러(645억원)를 벌어들였다. 상금(613만달러)을 합치면 6730만달러에 이른다.

◆클럽 교체…‘기대 반, 우려 반’

매킬로이는 이번주부터 14개 골프클럽에다 볼, 신발, 장갑, 의류, 모자, 액세서리까지 모두 나이키 제품을 사용한다. 그는 “새 드라이버를 치는 순간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전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 새로운 차원의 골프를 열어줄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마지막날 매킬로이와 동반라운드를 한 보 반 펠트는 “매킬로이는 쉽게 새 클럽에 적응하겠지만 엄청난 중압감을 받는 상황에서 클럽을 믿고 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게임이 잘 풀리면 심리적으로 클럽을 믿지만 못 칠 경우 클럽을 불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골프볼은 ‘20XI(투엔티엑스아이)-X’를 사용한다. 이 볼은 중심 소재로 일반적인 고무 대신 열가소성 수지인 레진(resin)을 적용한 제품이다. 2011년에 출시됐으나 우즈는 이 볼을 쓰지 않고 ‘나이키 원 투어 D’를 고집하고 있다. PGA투어 선수 출신인 마이크 스포사는 “볼 교체는 소재와 타구감, 소리 차이 등으로 인해 선수들에게 가장 모험스러운 시도로 여겨진다”며 “특히 소리가 매우 예민해 작으면 소프트하고 강하면 딱딱하다고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퍼터는 나이키 제품과 평소 써오던 스카티 카메론을 모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매킬로이는 아부다비에서 연습할 때 두 퍼터를 모두 사용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