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의 조카로 더 잘 알려진 샤이엔 우즈(22·이상 미국)가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타이거 우즈의 이복형 얼 우즈 주니어의 딸인 샤이엔은 15일 입국, 17일 프로암 경기를 통해 19일 1라운드를 앞두고 본격적인 코스 적응에 나섰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속에 프로암을 마친 우즈는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회 준비도 훌륭하고 특히 한국 음식을 맛보고 한국 말을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소녀처럼 웃었다.

벌써 비빔밥, 불고기 등 '한국 대표 음식'을 맛봤다는 그는 "매운 생선도 먹어봤는데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난다"며 또 웃었다.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와 같은 기본적인 인사말은 정확한 발음으로 능숙하게 구사했다.

LPGA 투어 등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가운데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없느냐고 묻자 "특별히 없다"면서도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비키 허스트(미국)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웨이크포리스트대를 올해 졸업하고 프로로 전향한 그는 LPGA 투어 웨그먼스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는 컷 탈락했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50위에 올랐다.

또 8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우승 상금 3천달러(약 340만원) 규모의 선코스트 레이디스 시리즈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첫 방한을 앞두고 예전에 한국을 찾은 경험이 있는 삼촌이 특별한 조언을 해주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둘 다 매우 바쁘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항상 내가 잘 되기를 기원해준다"고 답했다.

샤이엔이 프로 첫 승을 거뒀을 때 우즈는 트위터로 "자랑스럽다"는 축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키 168㎝인 샤이엔은 자신의 강점으로 웨지샷을 꼽았다.

그는 "웨지샷은 평소 연습하는 것도 좋아해서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LPGA 투어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친 그는 "긴장을 많이 했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제 20세를 갓 넘긴 샤이엔에게는 타이거 우즈도 갖지 못한 '젊음'이라는 가장 큰 무기가 있다.

샤이엔은 "우즈의 조카라는 사실 때문에 지나친 관심을 받게 되는 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세월이 벌써 오래됐기 때문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우즈의 조카'에 머물지 않고 LPGA 투어 정식 회원이 돼서 나만의 경력을 쌓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등에서의 실패를 통해서도 "많이 배워가고 있다.

에비앙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컷을 통과했는데 매우 기뻤다"며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는 긍정적인 자세가 돋보였다.

그는 "LPGA 투어 출전 기회를 준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가 모두 마음에 든다"고 친근감을 내비치며 "3라운드 내내 꾸준한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스에 많이 와서 응원해주신다면 재미있는 대회가 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했다.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