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도 이제는 누가 경영하느냐에 따라 회원권 시세가 변하는 시대가 됐다. 골프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운영하는 사람이 CEO에 오를 때 골프장 분위기가 확 달라지곤 한다. 이에 힘입어 소위 'CEO 시세'가 형성되기도 한다.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마이다스밸리GC의 김종규 본부장(52)은 골프장 전문 경영인의 모델 격이다. 골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IMF 체제때 골프장 설계부터 시공 운영체계까지를 잘 마무리 했다. 교육기업인 대교 출신답게 김 본부장은 "골프장 운영의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자세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2억1천만원에 창립회원을 모집했던 마이다스밸리는 현재 4억1천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5억원에 최종종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핸디캡 9의 '싱글골퍼'인 김 본부장은 원칙에 의한 코스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리베라CC의 이길환 사장(53)도 골프장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경영인이다. 핸디캡 5의 '싱글골퍼'인 이 사장은 우선 티잉그라운드를 전면 개방했다. 골퍼들의 실력에 따라 백티나 화이트티에서 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위해 티잉그라운드를 넓히고 양잔디로 교체했다. 최근에는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시설을 새롭게 하고 각종 연못 등도 손질하는 등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또 밋밋하고 평평한 코스를 전략적이고 도전적인 코스로 바꿨다. 5∼6시간 걸리던 라운드 시간도 4시간30분 이내로 맞추는 등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 사장 취임 초 3천만원에 불과하던 회원권 값이 지금은 남자의 경우 8천2백만원,여자는 9천8백만원을 넘는다. 우정힐스의 이정윤 총지배인(44)도 골프장 경영인으로 손색이 없다. 핸디캡 7의 싱글골퍼인 이 총지배인은 코스에 대한 지식이 전문가 수준이다. 그래서 직접 그린에 모래도 살포하고 잔디도 깎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잘 된다. 지난달 한국오픈을 개최했을 때 국내 프로들은 우정힐스의 코스세팅에 혀를 내둘렀다. 이 총지배인은 한국오픈을 위해 미국 PGA투어처럼 두 달 전부터 대회준비를 해왔다. 그는 골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직원들도 골프를 치도록 해 70여명의 직원중 5명이 싱글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5년 이 총지배인이 부임 당시 회원권 시세는 1억4천여만원이었는데 현재는 2억원을 넘었다. 이스트밸리의 조한창 사장, 제일CC의 손재익 사장, 신원CC의 김동주 사장 등도 뛰어난 골프장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