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를 활용한 지배력 강화…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간 대리인 문제 발생"
"지배구조 개선하려면 자사주 소각해야"
하이투자 "IMM, 한샘 공개매수 때 자사주 남용"
지난해 한샘을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남용했을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제기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한샘의 지배구조 개선이 점점 더 멀어져간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샘이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일부 자사주를 처분했다"며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이 현실화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샘의 대주주는 IMM PE로, 지난해 1월 최대주주 조창걸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던 주식 652만주(27.7%)를 1조4천4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연구원은 "대주주인 IMM PE는 한샘 인수 과정에서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주단으로부터 일부 대출을 받았으나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회사 지분을 더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IMM PE는 이달에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5만5천원씩 모두 1천억원을 들여 181만8천182주를 확보해 한샘 보유 지분을 35.44%까지 확보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문제는 IMM PE가 한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자사주 74만4천881주를 동원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주주들의 이익이 최대주주에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IMM PE는 한샘 경영권을 인수한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 세 차례에 걸쳐 주당 평균 7만7천원씩 모두 1천802억원을 들여 자사주 140만주가량을 매입했다.

이 연구원은 "한샘이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미명 하에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놓고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사주를 대주주에 넘겼다"며 "지배주주 비용이 아니라 배당 가능 이익을 바탕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대리인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샘이 낙후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9.5%를 소각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