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저항선 2,500…2월 FOMC가 분수령"
외인 순매수 덕에 코스피·코스닥 상승률 2년만에 최고
새해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이달 말과 내달 초 예정된 대형 이벤트를 거치며 지수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는 2,484.02로 거래를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11.07% 상승했다.

이는 월간 상승률 기준 14.29%를 기록했던 2020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코스피 월간 상승률이 10% 이상이었던 때는 2020년 4월(10.99%)과 11월, 12월(10.88%)뿐이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긴축, 유동성 축소 등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지난해에는 1월(-10.55%)과 6월(-13.15%), 9월(-12.80%)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27일 741.25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말 대비 9.12% 올랐다.

역시 월간 상승률 기준 2020년 12월(9.28%)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폭이다.

최근 5년간 코스닥지수가 9% 넘게 올랐던 것은 2018년 1월(14.42%), 2020년 4월(13.37%)과 5월(10.61%), 7월(10.47%), 11월(11.79%), 12월 등 여섯 차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에 따라 성장주와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지수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1월(-15.58%)과 6월(-16.55%), 9월(-16.65%)에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각각 9.55%, 6.88% 내렸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새해 반등한 것은 조만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통상 해가 바뀌면 특별한 호재 없이도 주가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작년에는 힘을 쓰지 못했지만, 올해는 정책 기대감과 맞물려 날개를 펴는 모습이다.

새해 삼성전자(16.82%)와 LG에너지솔루션(16.19%), SK하이닉스(22.00%), NAVER(네이버)(19.15%), 카카오(21.85%) 등 코스피 대형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지속해서 수급을 지지하면서 국내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새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총 6조8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총 18거래일 가운데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날은 지난 10일(22억원 순매도) 하루뿐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연초 30.82%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 27일 기준 31.85%로 올랐다.

지난해 초 32%를 웃돌았던 외국인의 코스피 비중은 같은 해 9월 30.3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작은 호재에 과민 반응하며 긍정적인 요인에만 주목하는 확증 편향적인 투자심리가 퍼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선반영된 가운데 이달 말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 여부와 연준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을 거치면서 증시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던 부분에 대한 저가 매수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큰 폭의 상승세가 연출됐다"며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기준 2,50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FOMC 회의 이후에도 오름세가 유지된다면 상승 추세가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