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기엔 배당주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격언을 깨고 올 연말 배당주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당주 가운데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성이 좋아지는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기말 배당률이 높은 기업일 수록 배당락일 전에 매도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피 압도한 고배당지수 수익률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 배당지수로 꼽히는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지난 6일 2690.60을 기록했다. 10월 저점(26일·2438.12) 대비 10.5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폭(6.38%)을 크게 상회했다. 대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인 아리랑 고배당주 ETF와 KB스타 고배당 ETF도 10월 저점 대비 각각 9.72%, 8.58% 올랐다. 올해 시중 은행 금리가 유가증권시장 예상 배당 수익률(2.4%)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을 뒤집은 결과다.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낮아질 때 고배당주의 상대적 가치가 높게 인정받는 것이 맞지만 최근 고배당주 가운데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공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까지는 ‘저금리 시대엔 고배당주’라는 전략이 잘 통했지만 국내 고배당주 중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 같은 전략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며 “금융주는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금리 인상으로 고성장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하락하면서 오히려 안정적 인컴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고배당주50 지수의 성과도 금융주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포스코홀딩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돼있다. 10월 이후 하나금융은 27.93% 상승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19.22%, 13.13% 올랐다. 은행주의 내년 실적 추정치는 소폭이나마 상향 조정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8개 은행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월말 21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2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상장 기업의 컨센서스는 161조3000억원에서 14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은행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한 자율적 의사 결정을 존중한다”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말배당 높다면 배당락 전 매도"배당주는 언제 사고, 팔아야 할까. 기말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일수록 배당락일 전 매도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말배당 수익률이 높을수록 배당락일 주가가 많이 하락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 은행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7.3%)이, 지방은행주 가운데서는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8% 이상)의 기말 배당 수익률 전망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말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가지고 있다면 배당은 받지 않고 이달 말까지 주가 상승분만 누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신한지주나 KB금융은 배당락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 배당투자에 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은 ‘12월 둘째주나 셋째주에 배당주를 사라’고 조언했다. 너무 일찍 매수해 주가 변동성을 맞닥뜨리거나 너무 늦게 사는 바람에 배당락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김민규 연구원은 “배당락 전 배당 수익률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다면 배당을 받지 말고 매도를, 주가가 이미 많이 빠진 상황이라면 배당락일에 매도해 배당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배당주 중장기 투자를 한다면 매출 성장률이 높은 고배당주가 낫다. LG나 CJ, HL홀딩스, HD현대, 롯데지주 등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증권가 어벤져스가 처음으로 뭉쳤다!한국경제신문이 새로운 강세장을 준비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베스트 애널리스트와 함께 하는 2023년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경 마켓PRO 투자스쿨'을 개최합니다. 각 분야별 최고로 선정된 애널리스트들이 강사로 나서 내년 증시 및 각 업종 전망과 톱픽을 제시합니다. 5일부터 15일까지 총 20개의 강연 영상을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한경닷컴(hankyung.com/marketpro/investingschool)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한경 마켓PRO투자스쿨의 7일 강연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이 큰 업종의 투자전략으로 채워졌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와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가 각각 반도체와 전기전자 업종의 내년 투자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한경 마켓PRO 투자스쿨 바로가기우선 최도연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회복의 전제는 전방업체 재고 소진과 매크로 회복이다. 최 연구원은 "2016년 반도체 고객사 오더컷이 이뤄진 뒤 2개분기 이후, 2018년엔 3개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돌았다"며 "올해 반도체 오더컷은 지난 3분기에 이뤄진 만큼 내년 2분기엔 전방업체 재고가 다 소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방업체 재고가 소진되고 매크로 회복까지 전제되면 내년 상반기는 반도체를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발 반도체 치킨 게임에 대해선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모두 공급을 줄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설비투자(Capex)를 마냥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짚었다.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도 전기전자 업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LCD 업체의 가동률이 지난 8월 이후 증가하면서 내년에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PC는 코로나19 수요가 급격히 확대된 이후 최근 축소되고 있고, 스마트폰 출하량도 금리 인상에 따라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전년 대비 0.6%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다만 아이폰 판매 확대 수혜를 입을 종목, 전장사업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종목들은 내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최선호주로 삼성전자와 LG이노텍, LG전자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이폰14 프로 판매로 OLED 점유율이 늘어나며 내년도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21%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LG이노텍도 아이폰14 프로 수혜가 기대되며 전장 부품 사업이 올해 흑자전환한 것도 긍정적"이라며 "LG전자 역시 전장부품 사업이 예상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 흑자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화장품과 면세점, 카지노, 여행, 항공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크게 완화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내년 3월 전후로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일상 회복)’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5일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 주가는 10.40% 급등한 1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리아나(10.21%) LG생활건강(6.72%) 등 다른 화장품주도 상승했다.호텔신라(5.26%) 신세계(5.15%) 등 면세점주 주가도 뛰었다. 제주항공(10.67%) 등 항공·여행주를 비롯해 파라다이스(3.74%) GKL(3.17%) 등 카지노주도 올랐다.고강도 방역 규제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백지 시위’가 확산하면서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이 눈에 띄게 유연해진 덕분이다. 최근 청두 톈진 다롄 선전 등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필요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 제시 의무가 폐지됐다. 이날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PCR 검사 결과가 없어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후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CR 검사 규제 완화→지역 봉쇄 규제 완화→점진적인 입국·이동 제한 완화’ 등의 순으로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중국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따라 관련 소비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오프닝이 현실화하면 면세점, 카지노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관건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연착륙 여부다. 겨울철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도 크다. 지난달에 이어 12월에도 중국 소매판매는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