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관련 내용 잘 모른다"
투자형 상품 선택 비중 60%
TDF 등 위험분산 상품 선호
"디폴트옵션 관련 교육 필요"
"디폴트옵션 지정 꼭 해둬야"
본인 스스로 지정하지 않으면
퇴직연금 운용 방치될 수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적용되는 디폴트옵션이 국내에 도입됐다. DC형과 IRP에 가입한 사람은 11월부터 디폴트옵션 지정이 가능해졌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을 방치할 경우 사전에 설정한 방법으로 전환해 운용되도록 한 제도다. 전문성이 필요한 퇴직연금 운용을 선별된 사전 지정 운용 방법으로 대체함으로써 효율 및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품 선택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간단치만은 않아, 제도 도입 초기에 가입자의 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60%가 투자형 선택
본격적인 디폴트옵션 지정에 즈음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DC형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을 대상으로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한국리서치에 의뢰(지난 9월 22일~10월 4일)해 실시했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하는 해당 근로자들이 디폴트옵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디폴트옵션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31.3%였다. 10명 중 3명 정도가 잘 알고 있고, 나머지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르거나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로 조사됐다.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 및 운용 방법 사전 지정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관련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 제도의 핵심 과정인 상품 선택 의향에서 파악된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응답자의 60%가 투자형을 디폴트옵션 상품 유형으로 선택했다. 나머지 40%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했다. 투자형 상품 선택 비중은 조사 대상자의 DC형 퇴직연금 내 투자상품 편입 비중의 평균인 36%에 비해 뚜렷하게 높은 수준이었다.
둘째,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드펀드(BF)와 더불어 원리금보장상품 및 펀드 혼합 포트폴리오와 같은 자산 배분 및 위험 분산 기능을 갖춘 투자상품의 선호도가 높았다. 이 상품들을 디폴트옵션으로 선택한 비중은 45.5%에 달했다.
셋째, 기존에 퇴직연금 운용 및 관리에 적극적이었으면 TDF 및 BF의 선호가 강했으며, 반대로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운용을 방치하던 성향일 경우 원리금보장상품 선호가 매우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품 선택 신중해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디폴트옵션이 적용될 경우 해당 퇴직연금의 자산 배분 등 운용의 방향성이 효과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연금운용 무관심층’ 등 일부는 디폴트옵션 실행으로도 퇴직연금의 장기 운용 방향 수정 및 이에 따른 수익률 개선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도 엿보였다.
해당 근로자들은 장기투자, 자산 배분 및 투자위험 관리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디폴트옵션을 신중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퇴직연금 계좌가 있는 금융회사의 안내에 따라 디폴트옵션 지정을 꼭 해 두길 권한다. 스스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퇴직연금 운용이 최종적으로 방치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의 자동화 로봇 주문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세 분기 연속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과거 자동차업종에 집중된 로봇 채택률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이런 현상이 생겨난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근무 환경 변화, 미국의 녹록지 않은 고용시장 환경, 가파른 물가 상승 등으로 기업의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과 고용 효율화 수단으로 자동화 수요가 지속된다고 볼 때 이를 테마로 담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Global X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종목코드 BOTZ)는 로봇 활용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이다. 산업 로봇, 자동화, 비산업 로봇, 자율주행 등의 사업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50여 개 기업으로 이뤄진 지수를 추종한다.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술용 로봇 제조로 잘 알려진 인투이티브서지컬(11%)이며 키엔스(10%), ABB(9.5%), 엔비디아(8%), 화눅(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기업의 비중이 상위에 분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위 10개 종목의 편입 비중이 대략 68%로 상위 포함 기업의 주가 변동성에 따라 ETF 수익률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 44%, 일본 35%, 스위스 12%로 구성돼 있다.업종 측면에서는 IT와 산업재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분포가 ETF 구성의 80%를 이루고 있어 경기민감업종의 주가 부침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업 자동화 수요의 구조적 성장세에 투자할 테마형 ETF로서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다.미국 시장에 다양한 로봇 관련 ETF가 상장돼 있는데 테마형 ETF 특성상 운용사마다 담고 있는 종목과 콘셉트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름이 비슷한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ROBO)는 편입 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해 중소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ARK Autonomous Technology & Robotics ETF(ARKQ)는 액티브 펀드로서 종목 운용이 자유롭고 테슬라의 비중이 9%에 달한다.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중국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산 반도체, 통신장비 등의 수출입이 제한되면서다. 하드웨어 분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만, 소프트웨어 부문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독자생태계 구축 현황을 살펴보자.소프트웨어 분야는 크게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 응용프로그램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으로 미국으로부터 완전 독립이 필요한 분야다. 안드로이드는 중국에서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 산하의 중국전자정보(CEC)가 투자한 기린OS는 중앙정부 시스템의 90% 이상을 대체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청마이커지(종목코드 300598)도 UOS라는 프로그램을 정부 관련 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100% 자국 운영체제로 대체했고, 지방정부는 30% 수준이다. 정부 관련 기관은 약 10%의 대체율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이런 자국 운영체제로의 전환은 데이터베이스나 응용프로그램의 중국 국산화 전환을 가속시킬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는 중국산 OS와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데이터베이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전자정보(CEC)의 다멍, 타이지컴퓨터(002368)의 킹베이스, 화웨이의 가우스DB 등 다양한 중국산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가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빠르게 대체했다. 중앙정부는 100%, 지방정부는 30% 정도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오피스 프로그램은 기린OS에 맞게 제작된 킹소프트(688111)의 WPS오피스가 중국산 오피스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연간 사용료가 398위안인 데 비해 WPS는 89위안으로 가격 경쟁력도 있다.산업용 소프트웨어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미국 오토데스크의 오토CAD(그래픽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ZWSoft(688083)의 ZW-CAD다. 하지만 사기업들은 사용이 편리한 오토데스크와 프랑스 다소시스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토종 CAD/CAM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미국이 새해부터 PTP(publicity traded partnership) 종목을 파는 외국인에게 매도금액의 10%를 세금으로 물린다. 과세 대상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부동산·인프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200여 개가 포함됐다. 내년 1월 1일 이후 미국 비거주자가 이들 종목을 팔면 매도액의 10%를 원천징수한다.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과도한 단타 거래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PTP 과세 대상에는 서학개미가 많이 거래하는 원자재 ETF가 상당수 포함됐다. ‘미국 오일 펀드’(종목명 USO), ‘미국 천연가스 펀드’(UNG), ‘프로셰어즈 VIX 단기 선물 ETF’(VIXY) 등이 대표적이다. 차익도 아니고 매도금액 전체에 세금을 떼는 만큼 투자자가 느끼는 부담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도대금 10% 원천징수는 막대한 거래비용을 유발하는 규정”이라며 “내년부터 이들 ETF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주요 증권사들은 “과세를 피하려면 해당 종목을 연말까지 팔라”고 권장하고 있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무위험이자율을 감안할 때 PTP 과세 대상 ETF에서 13~15%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수적 대응을 권한다”고 했다. 그는 “연말 전에 관련 ETF를 정리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유동성이 낮은 종목을 급하게 매도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니 가격을 봐 가며 분할매도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미래에셋증권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 관련 종목 투자를 계속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대체상품’을 소개했다. 미국에 상장됐지만 PTP 대상은 아닌 산업 ETF나 다른 나라에 상장된 ETF·ETN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구리 인덱스펀드(CPER)를 정리하고 미국 ‘글로벌X 코퍼마이너스 ETF’, 일본 ‘위즈덤트리 코퍼’ 등을 매수하는 식이다. 국내 원자재 ETF는 차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반영되는 만큼 해외 상품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이다.증권업계는 PTP 과세 대상이 수시로 달라질 수 있어 규제 불확실성까지 높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급적 미국에 상장된 천연자원 등과 관련된 종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미국 외 다른 나라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활용한다면 환율 관리에 소모되는 비용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며 “PTP 관련 ETF의 기초자산에 강력한 확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미국·한국에 상장된 상품으로 투자를 한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