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관망할 때'…MMF에 한달새 12조6천억원 유입
지난달 국내 증시가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대표적인 단기 부동 자금용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2조원 이상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강달러,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경기 침체 가능성도 언급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수시 입출금식 상품인 MMF 설정액은 158조8천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146조1천768억원)보다 12조6천466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순자산총액도 지난 6월 말 147조1천826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29일 160조549억원 수준으로 12조8천723억원 증가했다.

앞서 MMF 설정액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전월 대비 6조7천319억원, 10조4천700억원 줄었으나 지난달 순유입세로 돌아서며 자금이 몰리고 있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할 때 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창구로 활용된다.

지난달 코스피를 포함한 국내외 증시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술적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폭도 가늠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도 7월 소비자물가가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을 유지하며 원화 약세가 지속하는 것 역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제한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시황과 경기 환경, 금융시장 여건 등이 녹록지 않아 투자자들이 투자 귀착지가 아니라 경유지인 MMF에 자금을 넣고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면 과거 외환위기 수준이 아니라 기술적인, 얕은 정도의 침체에 제한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하락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다면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에 따라 연말까지 회복 시도가 이어지겠지만, 추세적으로 박스권에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