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래리 서머스 前 미국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머스는 "미국 연준이 아직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희망 회로(Wishful Thinking)'를 돌리고 있다"면서 "연준이 40년만에 미국을 강타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여기에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이 경기 침체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이미 '기술적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논란과 관련해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견고한 고용 상황을 고려했을 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서 "향후 경제 여건에 맞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희망 회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서머스는 "연준이 목표하고 있는 2.25~2.50% 수준의 중립금리는 불가능하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중립금리가 이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발언들은 변명할 여지가 없는 내용들"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진입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적어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최소 4%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머스 교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연준 위원들이 2023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2024년 실업률 목표치를 4.1%로 제시했는데 '굉장히 허무맹랑(highly implausible)'한 수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일이 연준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면서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강조하는 경제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블룸버그)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