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달 들어 연 3.48%까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이 급등했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 '곱버스(하락률을 두 배 추종)' ETF 중에는 연초 대비 40%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도 등장했다.
채권 인버스 ETF는 국채선물에 숏 포지션을 구축해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KBSTAR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 ETF'는 연초 이후 23일까지 40.86%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30.87%로 뒤를 이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이사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3.48%까지 상승하면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장기채 인버스 ETF가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가장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이 긴 상품은 10년 국채 선물이다. 'KODEX10년국채선물인버스ETF'와 'KBSTAR 국채선물10년인버스 ETF'는 같은 기간 약 12% 수익을 냈다.
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은 인버스 상품이 아닌 정방향 ETF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섰다. 금 이사는 "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한 만큼 시중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시중 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정방향 ETF를 저가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TAR KIS 국고채30년인핸스드 ETF'가 대표적이다. KB자산운용은 가장 많은 채권 ETF(19개)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아시아 첫 블록체인 상장지수펀드(ETF)를 홍콩 금융시장에 상장한다고 23일 밝혔다.'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블록체인 기술 관련 ETF, 암호화폐 ETF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앰플리파이(Amplify)가 뉴욕거래소에 세계 처음으로 상장한 블록체인 ETF ‘BLOK’과 동일하게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기준 BLOK의 순자산은 5억3000만달러(약 6917억원)다.투자 종목은 블록체인 기술에 활발히 투자하는 기업, 블록체인 기술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 등 주요 블록체인 관련주들이다. 이 ETF의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상위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CME GROUP, 글로벌 IT 기업인 IBM, 최근 암호화폐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일본의 IT 대기업 GMO INTERNET, 미국 온라인쇼핑몰 기업이자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tZero를 운영하는 OVERSTOCK 등이 있다.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미국 BLOK ETF와 동일한 상품을 아시아 타임존에서 실시간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BLOK에 투자하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시장 거래 시간에 맞춰 새벽 시간대에 투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홍콩 주식 시장이 열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한국 시간)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박성진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은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미국 블록체인 ETF를 아시아 타임존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 아시아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번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를 시작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ETF 상품 라인업을 아시아 시장에서 다양하게 확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정부 연구용역에서 연기금투자풀 기금운용 시 주간운용사의 상품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주간운용사의 투자상품은 이해상충 등 우려로 편입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이런 금지 방침을 거둬들이자는 것이다.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이자 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선 반길 소식이지만 중형 운용사 입장에서는 "적극 막아야 할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는 두 회사가 지배력을 키우도록 놔둬선 안 된다는 인식에서다. 논의가 진행될수록 대·중소 업체 간 갈등 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9일 한경닷컴이 입수한 기획재정부 용역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간운용사 성과평가체계 개편안과 보상체계 방안이 담겼다. 앞서 작년 6월 기획재정부는 현행 연기금투자풀의 문제점을 짚고 복수 주간운용사 간 성과기반 경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금융학회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작년 말까지 6개월간 진행됐다.연기금투자풀이란 기금 자산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역보험기금과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등 70여개 기금의 여윳돈을 모아 통합 운용하는 제도다. 수탁고 규모는 올 4월 기준 36조9959억원 수준이다.현재 이 돈을 관리하고 있는 주간운용사는 두 곳(삼성 26조1470억원·미래 10조8489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제도 도입 시기인 2001년 말부터 줄곧 20년 넘게 주간운용사 지위를 유지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4월부터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당초 주간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단독 체제였지만 2013년부터 복수운용 형태로 바뀌었다. 이 시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첫 복수주간사로 낙점돼 8년 동안 자금을 운용했지만 작년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밀려 자리를 내줬다. 연기금풀, 삼성·미래 상품 투자도 가능해진다고?학회가 내놓은 결론의 핵심은 이들 주간운용사의 겸임운용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주간운용사는 하위운용사들을 선정하고 이들 회사에 투자자금을 배정하는 권한을 갖는데, 실제로 투자풀 자금을 굴리는 역할은 하위운용사들이 하고 있다. 행정규칙인 '기금 여유자금의 통합운용 등에 관한 규정'에서 주간운용사의 '직접운용'과 '겸임운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겸임운용은 주간운용사도 하위운용사로 인정하는 것을, 직접운용은 하위운용사 없이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것을 뜻한다. 규정이 이런 탓에 그동안 투자풀 기금은 주간운용사를 뺀 다른 하위운용사들의 상품들로만 운용돼 왔다. 현재 주간운용사가 예외적으로 직접 운용할 수 있는 경우는 외국환평형기금 머니마켓펀드(MMF)와 만기보유형 상품뿐이다. 앞으로는 포트폴리오에 주간운용사의 상품도 편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쉽게 말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투자상품으로도 기금 여윳돈을 굴릴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초 주간운용사들과 학계 일부 전문가들은 주간운용사의 상품 다양화와 비용·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겸임운용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간운용사의 자산운용 역량이 높은 수준인 데도 역량이 떨어지는 일부 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해야 하는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봐도 그렇다. 단순히 시장지수를 쫓는 패시브 운용조차도 다른 운용사의 하위펀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중 운용보수 등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다.다만 학회는 이해상충 관련 시장의 지적을 우려하는 듯 MMF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보수가 없거나 낮은 상품의 겸임운용을 먼저 허용하고 순차적으로 고보수 상품인 국내 채권형·주식형·혼합형을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함께 내놨다. 겸임펀드에 대한 보수율 상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엄격한 이해상충방지제도가 병행된다면 겸임운용 허용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익성 vs 공정성"… 운용사들 대립 불가피겸임운용을 허용하는 방향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중형 운용사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주간운용사가 자사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고보수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비활동이 관행처럼 굳은 위탁운용 시장에서 이해상충방지 장치를 만들어봤자 소용 없을 것"이라며 "주간운용사가 자사 펀드를 편입할 수 있게 하면 양대 운용사의 고착화만 더 강해질 뿐이다"고 말했다.한편 학회는 보수율 보완을 위해 '완전위탁형 성과보수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투자풀 주간운용사의 보수율은 2.7~3.7bp(1bp=0.01%)로 최저 수준이다. 연구진은 실현수익률이 기준수익률과 정기예금 1년 금리를 모두 초과한 경우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아울러 '사업기간 연장제도'도 주간운용사 보상체계의 일환으로 언급됐다. 주간사 성과평가 점수에서 3년 연속 80점 이상을 받은 경우 재선정 없이 2년(혹은 4년) 연장하는 방안과, 복수주간사 두 곳 중 3년간의 누적평가점수 평균이 더 높은 기업에 2년 연장 혜택을 주는 방안 등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첫 번째 방안을 채택하는 경우 주간운용사의 지위 유지 기간을 최대 8년까지 인정하는 셈이다.정부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구 내용과 관련해 다른 운용사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운용 업계를 비롯해 학계 등의 의견을 취합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원자재 펀드, 고배당 펀드, 채권 인버스 펀드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지난 6개월간 12.18%, 나스닥지수는 26.90%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30%씩 수익을 본 상품들이 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이 35.12%에 달했다.유가가 오를 때 수혜를 받는 원유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수익률이 높아졌다. 'KB원자재특별자산펀드'는 에너지, 금속, 농산물 3개 섹터로 구성된 한국형 원자재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지난 6개월 수익률은 33.47%를 기록했다. 국채선물 인버스 ETF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 KB자산운용은 3년, 5년, 10년 국채선물 인버스 ETF를 운용중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국채선물 매도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 인버스 ETF가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KBSTAR 국채선물10년인버스 ETF'는 지난 6개월간 33.47% 수익을 냈다. 고배당 관련 상품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형주에 투자하는 'KBSTAR 고배당ETF', 코스피200 및 고배당주 50종목 주식과 콜옵션으로 높은 인컴 수익을 추구하는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ETF'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고배당주 ETF는 5월 첫째주에 분배금을 지급한다. 분배금 지급 시기는 지났지만, 분배락으로 가격이 조정된 현 시점이 주가 조정기에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석희 KB자산운용 연금 WM본부 상무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과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투자처를 잃은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원자재·고배당·채권 인버스 상품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선택할만한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