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최고의 수익기반을 갖춘 금융투자회사로 꼽힌다. 올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외주식과 리서치, 금융상품권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한투증권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한 295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 1분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등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2분기 들어 주요국 증시 회복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위탁매매 부문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투자은행(IB) 부문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대체투자 등에서 성과를 내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한투증권의 2020년은 디지털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함께 사용자 중심의 첨단 금융서비스 개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13일 출시된 해외주식 모바일앱 ‘미니스탁’이다. 미니스탁은 기존에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1000원 단위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주당 200만원이 넘는 아마존 주식도 1만원어치만 사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미니스탁은 거래 방식도 대폭 간소화했다. 쇼핑백 기능을 통해 여러 주식과 다양한 투자테마를 한 번의 클릭으로 살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미니스탁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한투증권은 지난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리서치 서비스 ‘에어(AIR)’를 개시했다. 에어는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단어가 아니라 문장과 맥락을 분석해 의미 있는 뉴스를 선별한다. 에어는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분석한 10만 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AI의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학습할 수 있다. 매일 3만여 건에 이르는 뉴스 콘텐츠에 대한 계량 분석을 기반으로 양질의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에어 개발에는 기계공학, 통계학, 수학 등을 전공한 퀀트 애널리스트들을 주축으로 모든 애널리스트가 참여했다.에어는 중소형주 섹터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중소형주는 2200여 개가 넘지만 전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분석 대상에서 소외됐다. 에어는 중소형주를 분석해 주가 추이와 뉴스평가, 성장성, 수익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배당 등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주에 집중된 투자정보 환경에서 중소형주 정보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한투증권이 지난 3월 출시한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6개월 만에 판매량이 110만 장을 넘어서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상품권을 선물 받으면 해당 금액만큼 주식, 채권,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골라 구입할 수 있다.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금융상품권은 ‘주린이(주식 입문자)’ 선물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상품권 등록 고객 중 약 70%가 2030세대(밀레니얼)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앞으로도 밀레니얼의 주식시장 유입에 맞춰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카카오게임즈 청약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증권사의 트레이딩시스템 접속 지연이 잇따라 발생했다. 삼성증권에 이어 대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접속 지연이 일어났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MTS는 이날 오전 9시18분부터 약 30분간 접속이 지연됐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한 비대면 계좌 신규 개설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부 투자자들의 접속이 지연됐다"며 "현재는 정상화가 완료된 상황"이라 했다.공모주 청약을 위해서는 증권사 계좌가 있어야 한다. 영업점에서 신규로 계좌를 만들 경우 청약 마감일에는 청약을 할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은 이날 마감된다. 반면 비대면 계좌 개설의 경우 마감일에도 청약이 가능하다. 비대면 계좌 개설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카카오게임즈 청약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날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3곳에서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427.45대 1로 집계됐다. 증거금은 16조4140억원이 몰린 상태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식 계좌에 등록하면 권면에 적힌 금액만큼 입금되고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이 상품권은 올 3월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20만 장이 팔려나갔다. 5만원권 1종으로 100억원어치다.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판매한 지난 6일에는 전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당초 이틀 동안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준비한 수량인 2만 장이 모두 팔려나가면서 조기 품절 사태를 빚었다.한국투자증권은 예상치 못한 인기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상품권 구매자는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 계좌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올해까진 특허를 보유한 한국투자증권만 금융상품권을 독점 발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 어음이나 해외 주식을 1주 미만으로 ‘소수점 매매’하는 서비스 등 자사 특화 상품과 금융상품권을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톡, 11번가 이외 다른 채널로도 판매를 확대하고 실물 카드를 제작하는 등 오프라인 판매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구매자 연령대는 30~40대가 72%, 20대가 20%를 차지했다. 구매자의 80% 이상이 주식 거래에 사용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스마트 개미 운동’ 열풍으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것 같다”며 “구매가 편리하고 선물했을 때 교육적 의미도 있다”고 했다.그러나 금융상품권이 인기를 끈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실적쌓기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체리피커(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들은 카드사 할인과 쇼핑몰 쿠폰을 활용해 5~10%가량 저렴한 가격에 상품권을 구입한 뒤 현금화하고 있다. 신규 계좌 개설 시 특판 어음 가입이나 주식 지급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경품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 일석삼조다.한국투자증권은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1원 이상 금융상품을 매수했을 때만 잔여 금액을 출금할 수 있도록 사용 정관을 바꿨다. 금융상품권 구입 후 바로 현금화하는 고객을 막기 위해서다. 또 투자를 하지 않으면 등록일로부터 30일 내에 출금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상품권과 마찬가지로 금융상품권의 사용처를 완벽히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