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줄곧 지지부진했던 뉴지랩파마의 주가가 전날 반등했다. DB금융투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제8회차 전환사채(CB)의 납입이 완료되면서다. 이번 자금 조달로 뉴지랩파마는 안정적인 연구개발비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지랩파마의 주가는 전날 6.41% 상승했다. 연초 1만원 밑으로 내려온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뉴지랩파마는 이번 납입 완료를 통해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투자심리가 안정화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CB 대금 납입이 계속 연기되면서 관련 우려가 있었는데, 이것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달 자금이 당장 임상 속도를 높이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실탄이 추가로 마련된 만큼 향후 2~3년은 안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업 및 협상 추진 때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뉴지랩파마는 이번 자금으로 임상을 지속 추진한다. 기술도입(라이선스 인) 등을 통한 신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발굴에도 나선다.

대사항암제·폐암치료제 등 임상 순항

뉴지랩파마는 현재 4개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대사항암제 ‘KAT’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곧 환자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픈라벨’ 방식에 거는 기대도 있다. 의사와 환자 모두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알 수 있는 오픈라벨은, 이중눈가림(맹검) 방식에 설정돼있는 ‘락업’(눈가림을 해제하기 전 결과 확인을 금지한 기간)이 없어 환자들의 반응과 결과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KAT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도 지정됐다. 이에 따라 피험자 수와 FDA의 검토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2상을 완료 후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통한 조기 상업화도 가능하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의 대사 활동을 방해해 암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뉴지랩파마의 KAT는 이 중에서도 암세포의 무산소 대사를 막는다.

암세포는 무산소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젖산을 많이 분비한다. 젖산의 양이 많아지면 세포가 산화(노화)되기 때문에 암세포는 이를 조절하기 위해 ‘MCT’라는 통로를 통해 젖산을 세포 밖으로 배출한다. KAT은 젖산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인 ‘3-브로모피루베이트(3BP)’로 구성돼 있다. 3BP는 젖산과 전혀 다른 물질이지만 분자구조가 젖산과 유사해 MCT를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암세포에 진입해 암세포의 대사작용에 관여하는 효소와 결합, 대사 활동을 막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탈레트렉티닙’은 국내 임상 2상 중이다. 임상이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완료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뉴지랩파마는 탈레트렉티닙이 비소세포폐암 표준치료제인 ‘잴코리’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뉴젠나파모스타트정’은 현재 1상 완료 후 2상 진입을 놓고 고심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줄고 있어서다. 또 2상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70억~80억원의 비용도 부담이라고 했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은 당뇨복합제 개량신약 ‘NGL-101’은 오는 6~7월 중 환자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존 당뇨 치료제에 쓰이고 있는 ‘다파글리플로진’과 ‘시타글립틴’이 결합된 복합형 제네릭(복제약)으로 개량신약의 지위를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1상이 완료되는 내년 중 곧바로 국내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본격 판매는 2023년 9월 이후로 예상 중이다. 두 성분의 물질 특허가 각각 내년 4월과 9월 만료돼서다.

라이선스 인을 통한 신규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에도 나선다. 현재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에 관한 바이오벤처 및 대학 연구팀의 수십 가지 연구 결과를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적당한 게 있다면 연내 2~3개를 추려서 해당 기술을 도입하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