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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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한 ‘서학개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 기업과 연계된 레버리지 상품을 산 서학개미는 ‘돈맛’을 봤지만, 미국 기업 관련 인버스 상품을 고른 경우엔 ‘쓴맛’을 봤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주간(3월 22일~4월 4일) 서학개미 순매수 5위 종목은 ‘디렉시온 CSI 차이나인터넷 불 2X ETF(CWEB)’였다. 중국 빅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의 일간 상승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지난 2주간 서학개미는 이 상품을 2157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CWEB ETF는 지난달 14일 3.87달러까지 하락하며 바닥을 찍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외국회사문책법’을 준수하지 않은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 규정을 확정하고 퇴출 기업 리스트를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미국과 중국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계 감독권을 놓고 오랜 기간 신경전을 벌여 왔다.

웨이보, 바이두 등이 잠재적 퇴출 대상 명단에 오르자 중국 정부는 한발 물러났다. 지난 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해외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 규정을 개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 투자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 4일 핀둬둬(15.59%) 바이두(9.10%) 알리바바(6.62%) 등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CWEB ETF도 15.35% 뛰었다.

반면 다른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의 성적표는 부진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였다. 순매수 금액은 1억1236만달러어치에 달했다.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세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나스닥100지수가 1% 내리면 3% 수익을 낸다. 서학개미가 나스닥 하락에 베팅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지수가 상승하면서 SQQQ ETF는 지난달 21일 종가 대비 16% 손실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성장주가 급등하면서 SQQQ ETF는 6.13% 하락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