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CD47'과 'PD-L1'을 표적하는 새로운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다.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올 4분기에 특허를 출원한다는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D47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따른 '빅 딜'로 새로운 면역관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신약벤처기업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를 22억6000만달러(약 2조6200억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에 앞서서는 길리어드가 지난해 CD47 억제제를 개발하는 신약벤처 포티세븐을 49억달러에 인수했다. 애브비는 중국 벤처기업 아이맵으로부터 중화권 이외 지역에 대한 CD47 억제제 권리를 1억8000만달러에 사들였다.

CD47은 암세포가 선천면역세포인 대식세포(macrophage)로부터 잡아먹히는 것을 회피할 때 쓰이는 단백질이다. 암세포에 발현된 CD47이 대식세포의 'SIRPα'와 만나면 '날 먹지 마(Do not eat me)'라는 신호를 대식세포에 보낸다. 정상 세포로 착각하게 해 대식세포의 식세포 작용을 피하는 것이다. 때문에 항체로 CD47을 억제하면 항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면역관문억제제의 장점은 사람 몸 속의 면역반응을 이용하기 때문에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의 정상 세포 공격, 2세대 표적항암제의 내성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또 반응하는 환자에 있어서 긴 생존기간을 보여준다. 다만 면역관문억제제는 암 환자의 20~30%에서만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PD-1(키트루다, 옵디보) PD-L1(티센트릭, 바벤시오, 임핀지) CTLA4(여보이) 항체 치료제는 후천면역세포인 T세포의 면역반응을 정상화시키는 기전이다. 이들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많은 것은 '암세포 특이적인 항원이 T세포에 전달되지 않았다'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암세포에 대한 정보(항원)가 부족한 T세포는 암세포 살상능력이 없기 때문에, 면역항암제를 투여해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선천면역세포인 대식세포는 암세포 식세포 작용을 통해 T세포에게 암세포에 대한 정보를 제시한다.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을 연결시켜 항암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킨다. 암세포는 CD47로 항암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면역치료가 어려운 '차가운 종양(Cold tumor)'이 된다. 전체 고형암 환자의 70% 이상이 Cold Tumor에 해당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Cold Tumor를 공략하기 위해 CD47 억제제 개발에 나선 이유다.

CD47 억제제 개발에 있어 난관은 부작용이다. CD47은 암세포뿐 아니라 적혈구에서도 많이 발현된다. CD47 항체가 적혈구에 붙게 되면 대식세포가 적혈구를 잡아먹기 때문에 빈혈이나 적혈구가 엉겨붙는 혈구응집이 발생하는 것이다. 임상 3상 중인 길리어드의 매그롤리맙의 경우 적혈구 식균 작용으로 인해 이같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파멥신은 결합활성(avidity)을 달리 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PD-L1에 대한 결합활성을 CD47보다 높여 이중항체가 적혈구보다 암세포에 더 잘 붙도록 한다는 것이다. 파멥신은 기존에 PD-L1의 결합활성이 CD47보다 100배 정도 높은 'PMC-122'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율이 좋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PMC-122의 특허를 자진 취하하고, 더 개량된 후보물질을 독일 기업과 협업해 만들었다"며 "이 물질은 PD-L1 결합활성이 CD47보다 10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PMC-122의 특허를 취하한 이유는 더 이상 개발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하지 않는데도 특허 유지비가 계속 들어서다.

파멥신 외에 CD47과 관련한 국내 기업으로는 등이 있다.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의 합작사인 이뮨온시아는 올 3월 CD47 항체 'IMC-002'의 중화권 권리를 중국 3D메디슨에 기술이전했다. 총 4억7050만달러 규모다.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지분 51%를 갖고 있다. IMC-002는 2세대 CD47 항체로, 미국에서 고형암과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은 아이맵 지분 4.8%를 보유 중이다.

랩지노믹스는 시프트바이오로부터 CD47 면역관문억제제 후보인 'LGP-S01'을 사들였다. LGP-S01은 빈혈 및 혈구응집 발생 여부 검증 결과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고 랩지노믹스 측은 전했다. 연내 비임상에 착수하고, 내년 하반기 임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