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에이션 치솟을 땐 마켓 리더에 투자해야 현명"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퍼미라의 커트 비요클룬드 회장(사진)은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이 높은 시점에 가장 적절한 투자 전략은 산업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장의 거품이 커지고 있어 투자 실수에 대한 대가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할 것”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퍼미라도 성장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미라가 집중하는 대상은 정보기술(IT)·이업종 간 융합 분야다.

퍼미라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해 미국의 영업지원 소프트웨어 업체 세스믹과 가상 사이클링 및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즈위프트에 투자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에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투자를 결정할 때는 기업이 활동하는 시장의 성장성을 우선 판단한 뒤 해당 기업이 그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분석한다”며 “성장 시장을 주도하는 ‘마켓 리더’ 기업에 투자해야 다양한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퍼미라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1년간 펀드의 자산 가치가 47% 늘어났다. 폴란드의 대표적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알레그로와 영국 캐쥬얼 신발 브랜드 닥터마틴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배당도 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퍼미라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마켓 리더 위주의 투자 전략이 우수한 성과로 증명된 셈”이라며 “알레그로의 IPO는 폴란드 사상 최대 규모였고 유럽 전역으로 따져도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큰 사례로 기록됐다”고 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퍼미라는 운용자산(AUM)이 440억파운드(약 70조2000억원)에 달한다. 15개 국가에서 360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비요클룬드 회장은 “퍼미라의 최대 강점은 테크 섹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이라며 “투자자가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녀야 기술과 이종 산업의 결합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