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설 20년차를 맞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른 양적 성장을 이루며 글로벌 주요국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으로는 일본을 넘어서 미국·중국과 함께 ‘빅3’로 올라섰다. 다양한 국내외 업종별, 테마별 ETF가 한국거래소를 통해 시장에 공급되면서 투자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킨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올 상반기 기준 29억4900만달러로 미국(1조2992억1300만달러), 중국(78억7800만달러)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일본(20억2700만달러)보다도 많다. 거래 가능한 ETF 종목 수는 485개로 중국(493개)에 이어 7위다. 순자산총액은 533억4500만달러로 대만(686억6200만달러)에 이은 11위다. 순자산이나 종목 수 대비 거래대금이 많은 건 그만큼 한국 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국내 주식을 담는 4개 종목으로 시작됐다. 2007년 10월에는 해외 시장 대표 지수 관련 ETF가 상장했다. 2009년 인버스 ETF, 2010년 레버리지 ETF까지 차례로 상장하면서 투자자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지난해에는 주식형 액티브 ETF가 상장하면서 대부분의 ETF 상품을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자산운용사별로 고유한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 ETF는 올 들어서만 13종목이나 상장했다.

최근엔 해외형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7월까지 국내에 상장한 해외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4조9000억원 늘어난 11조원으로 집계됐다. 4년 전(2017년 8월)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 거래 가능한 해외형 ETF 종목 수는 145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 직접 투자하려는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하고, 퇴직연금계좌의 장기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글로벌 ETF 상품이 공급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