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원 넘게 순매도한 외국인의 매수 전환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 보유 비중, 6개월 넘게 이어진 외국인 매도 기간,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매도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외국인이 주로 팔았던 대형주의 반등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0.44% 오른 3237.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중 66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5거래일 만의 순매수 전환이다. 외국인은 7월 한 달 동안에만 5조7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끝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코스피 내 외국인 보유비중이 32.8%로 금융위기 평균 수준(33%)을 밑돌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0년간 외국인 보유 비중이 축소돼있던 구간이 총 네 차례 있었다고 분석했다. 평균 매도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사이였다. 이 중 2018~2019년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기업 이익이 감소하던 구간이었다. 2014~2015년은 이익 전망치가 떨어지던 시기였다. 지금은 둘 다 아니다. 이익도 늘고, 전망치도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졌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4배 수준이다. 코스피지수의 PER 밴드는 11~14배가량이다. PER만 보면 매수 매력이 높단 설명이다.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는 구간에선 외국인이 쉽게 순매수로 돌아서기 어렵다. 다만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봤을 때 외국인 매도 강도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을 때 강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로 아직 우려는 크지 않은 구간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차츰 진정된다면 저가매수세가 본격 유입될 수 있다”며 “이익이 줄어드는 시기도 아닌 만큼 이익은 늘어나는데 외국인이 주로 팔았던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