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1호 임상’의 주인공은 비상장사 큐라티스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큐라티스의 코로나19 mRNA 백신 ‘QTP104’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했다. 큐라티스는 약 5개월 간 1상을 진행해 완료한 이후 신속심사를 거쳐 내년 초 임상 2a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속심사 속도에 따라 다르지만 가급적 빨리 임상을 진행해 2023년께 국내 출시 허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큐라티스는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에도 도전했으나 무산됐다. 이번 임상 1상 승인을 토대로 연내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자체 시설 통해 생산 예정

큐라티스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시험계획(IND)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식약처에 제출했다. 이후 식약처의 심사를 거쳐 이날 1상 승인을 통보받았다.

이번 1상은 국내 만 19세 이상 55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한다.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뒤 추적 조사를 통해 백신의 안전성 반응원성 면역원성 등을 평가한다.

백신이 개발되면 자체 생산설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큐라티스는 지난해 8월 충북 오송에 mRNA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백신 원액 및 지질나노입자(LNP)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김현일 큐라티스 생산총괄 전무는 “완제품은 연간 최대 50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하다”며 “코로나19 백신은 바이알당 보통 10~15도즈 형태로 생산돼, 1바이알에 여러 도즈를 충전할 경우 연간 최대 약 7억5000만 도즈의 mRNA 백신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도즈는 1회 접종분이다.

‘자가 증폭’ 유전자로 항원 단백질 다량 생산

큐라티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QTP104'는 자가 증폭 mRNA(repRNA)를 활용한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유전 물질을 주입해 인체가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에 반응하는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식은 기존 mRNA 백신과 같다”며 “그러나 QTP104에는 자가 증폭에 관여하는 복제 유전자가 삽입돼, 항원 단백질을 기존 mRNA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달체로는 ‘지질 무기 나노입자(LION)’를 사용했다. LION은 기존 LNP와 마찬가지로 mRNA를 감싸는 역할을 한다. 다만 LNP와 달리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PEG 알레르기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큐라티스는 앞서 진행한 쥐 토끼 원숭이 등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특히 원숭이 모델에서 높은 용량군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백신 1회 투여 만으로 50%가 넘는 방어 효과를 얻었다”며 “2회 투여 시 백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면역원성 분석에서 1회 투여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QTP104는 큐라티스가 미국 HDT바이오와 공동 개발했다. HDT바이오는 앞서 자체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을 신청해 지난달 승인받았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