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LG화학 투자의견을 '매도(Underperform)'로 하향했던 외국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16일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상향하고 목표 주가도 올려잡았다.

CS는 16일 LG화학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 주가를 68만원에서 9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가 '랠리'를 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밸류에이션이 LG화학 주가에도 반영되야 한다는 것이 근거였다.

CS는 지난 5월 26일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Outperform)'에서 '매도(Underperform)'로 바꾸고 목표 주가를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당시 CS는 한국 증시의 지주사 주가가 저평가되는 관행을 근거로 제시했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며 "업종 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이라고 혹평했다. 26일 LG화학 주가가 6.73% 하락한 데 이어 27일 3.49% 떨어지면서 LG화학 시가총액은 이틀만에 7조원이 증발했다.

CS가 다시 LG화학에 대한 목표 주가를 상향한 것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과의 주가 격차가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26일 LG화학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뒤 중국 CATL 주가는 43%가 상승했고, 이후 전기차 섹터에서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삼성SDI 주가도 17% 올랐다.

지난 9일 세계 4위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그룹이 자동차 전동화에 30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강력한 신규 공급처로 떠올랐다고 민 연구원은 설명했다. 5월 기준 전기차 침투율이 7%까지 상승한 것도 배터리 수급을 타이트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내재화 움직임도 주목할만하다고 했다. 몇 가지 배터리 핵심 소재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 내재화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은 물론 LG화학 전지 소재 사업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6조원을 투자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소재 혁신이 꼭 필요하다. LG화학은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전지 소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목표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t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에 착공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JV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