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는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인 데다 하반기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 교착 가능성 등에 올랐다.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2달러(2.8%) 오른 배럴당 73.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가격은 2018년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앞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라이시 당선인은 이날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먼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깼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도 핵 합의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강경파인 라이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진 분위기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핵 합의 복원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미국과는 비공식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맺은 것으로, 이란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018년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부활시키자 이란도 핵 활동을 일부 재개했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합의를 준수할 경우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라이시 당선인은 1988년 테헤란에서 벌어진 정치범 대량 학살에 연루된 혐의로 2년 전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당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두 명의 외교 관계자들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이란과 핵 합의 당사국 간의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라이시의 당선으로 합의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핵 합의에 복귀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는 상당한 양의 원유가 유입되게 된다.

플린은 글로벌 수요 강세와 함께, 전 세계 화석연료에 대한 탈피 움직임으로 투자가 줄어 글로벌 생산 여력에 대한 우려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애널리스트들도 주말 낸 보고서에서 18개월간의 봉쇄에 따른 억눌린 이동 수요가 폭발하면서 유가가 내년 브렌트유 기준으로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수요가 반등할 준비를 하고 있고, 공급은 완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석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BOA의 내년 평균 유가 예상치는 WTI와 브렌트유 기준 각각 71달러, 75달러로 올해의 65달러, 68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위험 자산이 반등한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우려가 불거지며 달러화가 크게 오르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가도 동반 하락한 바 있다.

통상 유가는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떨어진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