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가 홍보하는 총보수에 더해
숨어있는 비용 기타비용까지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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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보수 대폭 인하, 세계 최저 보수, 수수료 인하 경쟁. ETF 뉴스에 관심 많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법 한 뉴스들입니다. ETF 운용사들은 대체 뭘 먹고 살려고 이렇게 보수를 낮추는 걸까요? 운용보수 낮추기. 외국은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자산운용사가 이렇게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보수 외에 우리가 내고 있지만 몰랐던 비용까지. 오늘은 ETF와 관련한 비용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TF 운용사들이 수수료 깎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ETF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ETF는 개인투자자 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다양한 투자아이디어에 대응하기도 쉽죠. 그렇다보니 액티브 펀드 가운데서도 펀드 안에 다시 ETF를 담는 EMP펀드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ETF 운용사들이 ETF를 팔 곳이 개인 뿐 아니라 기관과 자산운용사까지 점점 늘어난다는 이야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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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상품간 큰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수수료 경쟁에 한 몫 합니다. 물론 ETF는 상픔 규모가 클수록 거래가 쉽고, 기초지수를 잘 따라가는, 그래서 괴리율이 적은 게 좋은 상품입니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할 거라면 이런 요소들보다도 운용보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겠죠. 결국 ETF 수수료를 낮춰서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박리다매하자는 게 현재 국내 ETF 운용사들의 전략입니다.

글로벌 ETF 시장 선두주자인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ETF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도 운용사들끼리 서로 보수 인하 경쟁을 펼쳤는데요. 심지어는 아예 보수를 안 받는 상품까지도 나왔습니다. 2019년에 핀테크 대출업체인 소파이가 상장 첫 해에는 보수가 무료인 ETF를 내놓기도 했고, BNY멜론에서는 완전 무보수 ETF를 상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미국 ETF시장과 우리 시장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에선 ETF가 가지고있는 주식의 대차수수료로 얻은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금으로 돌려주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 대차수수료를 운용사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선 ETF 규모만 크게 키우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아도 돈이 나올 구멍이 있는 셈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선 무보수 ETF까지는 나오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ETF에 숨은 비용, 기타비용이란?
그렇다면 우리가 ETF에 투자할 때 얼마나 비용이 나가는지를 따져봐야겠죠. 그래야 이런 수수료 경쟁이 우리한테 정말 얼마나 이득이 되는건지 따져볼 수 있을테니까요. 일단 투자자 입장에서 ETF에 투자할 때 드는 비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겁니다. 세금과 수수료입니다. 세금부터 보면 주식관련 세금은 크게 증권거래세와 시세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있습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는 0.23%의 증권거래세가 있지만 ETF에 투자하면 이런 증권 거래세가 없습니다. 똑같이 국내주식에 투자해도 개별종목 투자자와 달리 ETF 투자자들은 이런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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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를 한 번 뜯어볼게요. 주식을 거래할 때 수수료는 증권사 수수료, 예탁결제원 등에 내는 유관기관 제비용, 또 ETF나 펀드라면 운용사별 보수 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증권사 수수료나 유관기관 제비용은 주식과 ETF가 똑같이 적용받습니다. 증권사 수수료와 유관기관 제비용은 증권사마다 다릅니다. 증권사마다 수수료 무료를 내걸고 고객 유치 이벤트를 벌이는 증권사들이 있으니 그런 기회를 잘 활용하시면 수수료를 아끼실 수 있습니다.

ETF에서 특히 살펴야 할 건 운용사별 보수입니다. ETF 비용 가운데 운용사들이 앞다퉈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는 보수를 총보수라고 부릅니다. 운용사 홈페이지를 비롯한 ETF 정보사이트에서 드러나있는 보수입니다. 그런데 ETF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다른 비용이 더 있다는 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자설명서에서도 첫 페이지에는 안 나오고 뒤쪽, 13번의 ‘보수 및 수수료에 관한 사항’에 가면 나옵니다. 바로 기타비용입니다. 예를들어 TIGER 나스닥 100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TIGER 나스닥 100의 총보수는 0.07%지만 기타비용으로 0.14%가 붙어서 총보수비용이 0.21%가 된 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실제로 내는 비용은 ETF 운용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총 보수가 아니라 이 총보수+기타비용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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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수와 기타비용은 어떻게 다를까요? 총보수는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비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에 기타비용은 주식 결제비용, 예탁비용처럼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 실제 필요한 비용을 뜻합니다. 처음부터 일정비율을 떼어가겠다고 정해두는 총보수와 달리 이런 기타비용은 실제 얼마나 비용이 들어갈지 써보기 전에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알 수 있는 건 총보수 뿐이고, 이런 기타비용은 나중에 이렇게 복잡한 투자설명서를 뜯어보아야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기타비용이 비싼 ETF 피하려면?
그렇다면 총보수와 기타비용까지 더해서 저렴한 ETF를 찾으려면 어떻게해야할까요? 일단 규모가 큰 ETF를 고르는 게 유리합니다. ETF 규모에 상관없이 정률을 떼어가는 총보수와 달리 기타비용은 규모가 커진다고 비례해서 커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타 비용 가운데 회계 감사비용이나 가격정보 비용, 상장 관련 비용 등은 ETF가 만들어진 초기에 일회성으로 지급되거나 정률이 아닌 정액으로 지급되는 비용들입니다. 그런데 총보수 비용 비율은 ETF의 순자산, 즉 ETF 규모로 나눠서 계산한다고 되어있어요. 이 말은 ETF의 규모가 클수록 한 주당 부담해야하는 기타비용이 적어진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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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 ETF같은 경우는 ETF 덩치가 빠르게 커질수록 기타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ETF의 설정 방식과 관련이 있는데요. 조금 복잡하니 이런 게 있구나 읽고만 넘기셔도 됩니다. 국내 주식형 ETF는 ETF를 설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식을 묶어서 CU라는 단위로 만들고 이걸 운용사에 넘깁니다. 여기서 CU라는건 ETF 수만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덩어리라고 보시면 돼요. 예를들어 코스피 200 ETF라면 삼성전자 몇백주, SK하이닉스 몇백주 해서 코스피 200 시가총액 비율에 맞춰서 200개 종목을 다 담은 덩어리가 1CU가 되는거죠. 그러면 운용사는 이 1CU를 잘개 쪼개서 ETF 1주로 만들어서 다시 증권사들한테 줍니다.

내용이 조금 복잡하시다면 다른 것 이해하실 필요 없이 이것만 아시면 됩니다. ETF의 비용에는 운용사들이 마케팅에 활용하는 총보수 말고도 투자설명서를 뒤져봤을 때 나오는 기타비용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기타비용은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ETF 규모가 클수록 적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해외 ETF라면 특히 ETF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ETF에서 기타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 ETF가 규모는 작은데 성장세가 가파르다면 기타비용이 일시적으로 많이 부과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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