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상승에도 손실
'마이너스 복리효과' 탓에 장기투자에 불리한 구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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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올해 들어 꽂힌 상장지수펀드(ETF)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SOXL)'이다. 뉴욕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의 일일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 2달간(2월12일~4월12일) 약 2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장기화하고,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통상 레버리지 ETF는 '초단기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정확한 시점에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손실을 만회하려다 의도치 않게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 상품에 지난 2개월간 투자한 투자자의 수익률을 분석해 봤다. 이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19% 올랐다. 이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iShares PHLX SOX Semiconductor ETF(SOXX)는 이와 비슷한 1.11%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수 상승에 3배로 베팅하는 SOXL은 오히려 5.86% 손실을 봤다. 이 기간 지수는 올랐는데 3배 추종 상품은 오히려 손실을 낸 것이다.

지수 등락이 반복되면 원금을 까먹는 ‘음(-)의 복리 효과’ 때문이다. 지수가 첫날 20% 하락한 뒤 다음날 원금을 유지하려면 25%가 올라야 한다. 똑같이 20%가 오르면 결과적으로는 손실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이런 음의 복리효과를 극대화한다. 레버리지 상품이 투자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일간 수익률’의 두 배, 세 배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다른 레버리지 상품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지수는 12일 종가 기준으로 21년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KODEX코스닥150 레버리지는 2018년 1월18일 2만746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12일 종가는 1만5345원으로 고점 대비 44%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닥150 지수는 약 11% 하락하는데 그쳤다. 반면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률은 이렇게 커진 것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일주일 이상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지수의 변동이 클수록 침식효과도 커지고, 한 번 크게 하락하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에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성'을 믿는 투자자일수록 지수를 따라가는 일반 ETF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미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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