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비리비리의 ‘홈커밍’ 성적은 저조했다. 이미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비리비리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심해지자 29일 홍콩증시에 2차 상장했지만 장 초반 주가가 7% 가까이 폭락했다. ‘외국 기업 퇴출법’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규제로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주가가 불안하고, 본국인 중국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한 비리비리(9626.HK)는 오전 장중 발행 가격에서 7% 가까이 하락한 753홍콩달러를 기록했다. CNBC는 통상 2차 상장 첫날에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비리비리 사례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비리비리가 홍콩증시에 또다시 상장한 이유는 중국 대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회계 기준을 3년 이내에 통과하지 못한 기업은 거래 중지시키는 외국기업책임법(HCFA)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에 동시 상장된 중국 기업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리비리는 미국 증시에서의 상장폐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홈커밍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2018년부터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알리바바, 징둥, 넷이즈 등이 뉴욕과 홍콩에 동시 상장돼 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이 기업들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압박이 있을 수 있지만 외국기업책임법이 미국 상장 중국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다”며 “3년이라는 시간 여유가 있고 홍콩증시 2차 상장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