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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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도 반전됐다. 지난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에너지·항공 등 가치주가 올해 급등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성장주는 주춤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은 성장주가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가 안정되면 성장주도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안에는 성장주가 단 한 종목도 없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권 목록은 테슬라(TSLA)와 같은 전기차, 인페이즈 에너지(ENPH)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업 등 성장주가 도배한 것과 대비된다. 올해 크게 상승한 종목은 지난해 부진했던 에너지, 전통 방송사, 항공, 금융 기업들이다. 미국의 거대 방송사인 비아콤(VIAC)이 170.0% 오르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마라톤 오일(MRO),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등의 에너지 기업, 아메리칸 에어(AAL) 등 항공사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많이 오른 상위 20개 종목 봤더니…"○○○가 사라졌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에서 대부분의 종목이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아직 덜 오른 가치주를 찾는 차원에서 비아콤 등에 매수가 쏠렸다”며 “비아콤은 지난해 시장에서 계속 소외받았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비아콤은 지난해 7.6% 떨어지며 코로나 충격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해 S&P500을 구성하는 종목 중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10개 종목들은 올해 평균 35.3%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6.5%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종목들은 대표적인 코로나 피해주였던 에너지, 여행 기업들이다.

여행용 크루즈 기업인 카니발(CCL)은 지난해 56.9% 떨어지며 S&P500 종목 중 수익률이 꼴찌였지만, 올해 들어 26.9% 상승했다. 카니발 다음으로 지난해 상승률이 저조했던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OXY)도 크게 반등했다. 올해 58.7% 오르며 수익률 상위 5위를 기록했다.

이 종목들은 올해 급등했음에도 여전히 S&P500 23일 기준 S&P500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2.42배다. 비아콤은 21.97배, 폭스는 16.70배로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10.26배로 평균의 절반을 밑돈다.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성장주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할 때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변동성만 진정되면 성장주도 부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오는 하반기에는 성장주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위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번 상반기에 성장주가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하반기에 금리가 안정되면 다시 성장주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