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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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한국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액이 1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 역대 분기 기준 최고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던 지난 1월에 국내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적극 미국 주식을 매수한 영향이 컸다. 거기에 국내주식 시장의 조정폭이 커지면서 대신 해외 투자에 나선 투자자도 많아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유자산은 19일 기준 824억311만달러로 지난해 말(722억1740만달러)보다 101억8571만달러(약 11조4996억원) 늘었다. 이 같은 속도면 올 상반기 내로 해외주식 100조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졌던 지난 1월 한달 동안에만 10조원 가량을 사들였다. 달러 반등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매수 전략을 취했단 얘기다.

미국 주식 순매수액만 올 들어 93억5139만달러(약 10조5623억원)에 달했다. 미국 채권 보유액도 반등했다. 지난해에는 전년(9억8591만달러) 대비 3분의 1 토막난 3억126만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7억495만달러로 4500억원 가량 늘었다. 신흥국 가운데서는 인도네시아 투자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한국 투자자의 인도네시아 주식 보유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79.7% 늘어난 4628만달러(약 522억원)이다.

올해 순매수 상위종목은 지난해에 이어 테슬라가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가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테슬라 순매수액은 14억1949만달러다. 이어 애플(8141만달러), 팔란티어(4217만달러), TSMC(3610만달러) 등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테슬라의 순매수액 비중은 전체 순매수액의 13.9%를 차지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순매수액이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액에 10.5% 수준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테슬라를 4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한국 투자자들이 올해 초 테슬라가 주가가 요동치자 적극적인 추격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