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최고경영자(CEO)급 임원과 직원의 임금 격차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미국은 상장사에 연봉 격차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선방한 국내 기업들의 임금 격차를 알아봤다. 2020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차, 엔씨소프트 등을 조사했다. 이들 회사의 등기이사는 직원의 39.2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뜨거운 감자' CEO-직원 연봉격차, 적정 수준은…
삼성전자의 경우 직원과 등기이사의 임금 격차는 42배에 달했다. 등기이사 6명이 지난 한 해 1인당 평균 53억7500만원을 받았다.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700만원이었다. 등기이사 대부분은 CEO급이다. 직원의 평균 연봉은 CEO급의 2.36%였다. 임원, CEO에 대한 보상을 중시하는 삼성의 문화가 가져온 결과다. 격차가 커보이지만 지난 10년간을 놓고 보면 2.36%는 낮지 않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던 작년(3.6%)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10년 중 8년간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은 CEO급의 1%대였다. 2017년에는 그 비율이 1.08%에 그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직원과 CEO급의 연봉 격차가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작년 직원 평균 임금은 1억2100만원, 등기이사들은 평균 32억300만원을 받았다. 직원 연봉 평균은 CEO급의 3.78%였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7년 이 비율은 17.22%를 기록하기도 했다. CEO급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6배 안쪽이었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경우 큰 변화가 없었다. 작년 직원 평균 임금은 8800만원, 등기이사는 19억5000만원을 받았다. 직원 임금은 등기이사의 4.51%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이 비중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4% 안팎을 기록했다. CEO급 연봉이 직원의 22배 정도였다는 얘기다.

대표적 테크기업인 네이버는 그 격차가 예상보다 작았다. 네이버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20억2200만원, 직원 평균은 1억248만원이었다. 대량 20배 안팎이었다. 카카오는 등기이사 34억9600만원, 직원 1억800만원으로 30배 정도 차이가 났다.

이 같은 비교는 CEO급인 등기이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가장 많이 받은 CEO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CEO와 직원들의 임금 격차는 어느 정도가 적정할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성과 보상을 강화해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경영진과 과도한 임금 격차에 반발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