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벽면에 쿠팡의 상장을 축하하는 대형 로고와 태극기가 함께 걸려 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페이스북  제공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벽면에 쿠팡의 상장을 축하하는 대형 로고와 태극기가 함께 걸려 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페이스북 제공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국내 대표 유통주 이마트와 경쟁자 네이버(NAVER)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경쟁사들의 몸값도 재평가를 통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서다.

1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이마트는 전날보다 4000원(2.25%) 오른 18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도 2.81% 강세다. 쿠팡이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국내 다른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쿠팡은 공모가(35달러)보다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최대 규모 외국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쿠팡의 기업가치는 891억 달러, 한화로 100조 5760억원 규모다.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주가매출비율(PSR)의 5.4배에 달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3.4배)보다 높고, 알리바바(5.4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아직 성장 잠재력이 많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지난해 쿠팡의 성장률은 91%로 아마존(38%), 알리바바(38%), 이베이(19%)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쿠팡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국내 경쟁사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전반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영훈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거래액 기준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신선식품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SSG닷컴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두 사업자들은 쿠팡과 지분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가는 특히 네이버의 수혜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네이버쇼핑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네이버 목표주가를 47만원에서 5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공모가 밴드 기준 71조8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예상 GMV(총거래액) 대비 PSR(주가매출비율) 2.3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네이버쇼핑의 가치를 기존(20조8000억원)에서 28조원으로 34.6% 높였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쿠팡 대비 70% 할인된 값으로 30~50% 축소시 네이버쇼핑 가치는 46조7000억원에서 65조3000억원으로 상향이 가능하다"며 "스마트스토어의 일본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성과가 확인될 경우 기업가치 할증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