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 핸드백 전문 제조업체인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몬느는 이날 경기 의왕 본사에서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여섯 곳이 참여했다. 회사 측은 다음달 증권사 2곳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이 회사는 아시아 최초로 명품 핸드백 제조시장에 진출해 30여 년간 시장을 확대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창업자 박은관 회장이 198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뒤 미국 도나카렌뉴욕(DKNY)을 무작정 찾아가 공급권을 따낸 일화로 유명하다. 시몬느는 브랜드 회사가 디자인한 것을 생산해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에서 소재 개발, 설계, 생산까지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글로벌 명품 핸드백 제조 시장에서 시몬느의 점유율은 10%,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DKNY 외에도 마이클 코어스, 마크 제이콥스, 버버리, 코치, 토리버치 등 약 20개의 명품 브랜드가 고객사다.시몬느는 핸드백 하나로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1조178억원, 영업이익 1351억원을 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전량을 수출하는데 수출길이 막힌 데다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악조건에도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패션의류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자체 개발로 부가가치를 내는 ODM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수익성이 높다. ODM 사업 외에도 0914 등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업계는 시몬느의 기업가치를 최소 2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연간 당기순익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한 경우다. 상장사 중에는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없지만 섬유, 의류, 신발 업종으로 분류된 F&F, 휠라홀딩스, 영원무역 등이 2조원대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다. 시몬느는 고가 명품 핸드백에 특화돼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명품 소비가 늘고 LVMH, 에르메스, 케링 등의 주가가 오르는 것도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시몬느가 상장할 경우 투자한 글로벌 PEF 블랙스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2015년 3억달러를 투자해 시몬느 지분 30%를 확보했다. 2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블랙스톤의 지분가치는 두 배로 불어난다.증권가는 시몬느가 올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적 악화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시몬느는 2019년 말 중국 광저우 법인 지분을 매각하고 지난해 1월 중국 칭다오 법인을 청산하는 등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상장을 준비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명품을 만드는 브랜드 기업으로 시장에서 평가받으려는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매도세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25일 하루에만 국내 증시에서 현·선물을 합쳐 1조5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이후 최대 순매수다. 기관도 1조원가량 순매수에 나서 주가가 3100선까지 상승했다. 3000이 깨진 지 하루 만의 반등이다. 3000선이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위 종목 가운데 팬오션 한 종목을 빼고 모두 올랐다. 하루 만에 3.5% 급등이날 코스피지수는 3.5% 오른 3099.69에 마감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달 8일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지수도 3.3% 오른 936.21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76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3153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9751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이날 1조938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 역대 최대다.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은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그는 “물가 목표가 달성되려면 3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이 3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최근 주가를 짓누른 중국 인민은행발 긴축도 나오지 않았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한국 증시까지 타격을 받았다. 기술주가 상승세 주도상승세는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가 4.02%, SK하이닉스가 9.19% 올랐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를 4대 핵심 공급 품목으로 선정한 점이 호재가 됐다. 바이든의 발언이 반도체 공급 부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네이버(2.41%), 카카오(2.32%), LG화학(3.49%), 삼성SDI(2.47%) 등도 강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미래 이익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성장주는 금리 상승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바이오주도 상승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심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셀트리온이 9.22% 급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75% 올랐다.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940억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30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HMM(734억원), 신한지주(557억원), SK텔레콤(316억원)도 사들였다. 최근 열흘 동안에는 SK 관련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7822억원), SK바이오팜(7222억원), SK텔레콤(1637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올랐다. 포스코(554억원), 한국금융지주(538억원) 등도 사들였다. 3000에 지지선 형성증권업계는 코스피지수가 3000선이 무너진 다음날 회복한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가 3000 밑으로 내려갔다 반등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3000대에 안착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인 3300을 돌파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3000까지 내려가면 반등을 보이며 버티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IBK투자증권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정용택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3000 아래로 떨어지면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단기적 매수세가 들어오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던 급격한 조정에 대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코로나19 국면의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많아2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 이상 오른 3,026.47에 개장해 3,099.80으로 마감했다.시가는 이날 저점이었고, 종가는 고점이었다.저점 대비 변동폭은 2.42%에 달했다.전날에는 장 초반 3,092.0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해 2,994.98에 장을 마쳤다.지수는 장중 2,993.46까지 떨어지며 하루 동안 100포인트 가까이(98.59포인트) 등락했다.변동폭은 3.29%였다.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지수 등락 폭이 2%를 넘으면 변동성이 큰 것으로 본다.올해 들어서는 이런 변동성 장세가 어느 해보다 자주 발생했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37거래일 중 변동률이 2%를 넘은 거래일은 23일(62.1%)로 나타났다.2% 이내는 14일에 불과하다.5거래일 중 3거래일 이상은 변동 폭이 2%를 넘었다.하루가 멀다하고 숨 가쁜 장세였다.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해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다.지난해에는 248거래일 중 61거래일(24.6%)만이 2% 이상 널뛰었다.그러나 올해는 현재까지 지난해의 두 배 이상 코스피 시장이 흔들렸다.1월에만 16차례가 있었고, 2월에도 6차례가 있었다.이른바 '박스피'에 갇힌 2019년에는 246거래일 중 2% 이상 오르내린 날이 단 5일에 불과했다.지난달 11일 장 초반 3.6% 급등해 3,266.23까지 올랐다가 오후에는 3,096.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장중 변동 폭이 170포인트로 저점 대비 등락률은 5.49%에 달했다.지난달 29일에도 3,100.22에서 고점을, 2,962.70에서 저점을 찍었다.하루 변동률은 4.64%였다.이처럼 변동폭이 커진 것은 실물경기와 지수간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경기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상태를 회복하지 않았는데 지수는 올해 3,200선까지 치솟는 등 코로나19 이전보다도 크게 넘어섰다.이에 과열된 종목이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시장과 종목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면서 수급 공백만 생기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린다는 것이다.여기에 연기금이 연일 매도하고 있는 것도 변동폭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매일 팔다 보니 외국인까지 팔면 수급은 개인밖에 없다"며 "개인들이 꾸준히 매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가 큰 날은 변동폭이 아주 크고, 매도가 적은 날은 적게 나타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