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2년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대선 판세가 조 바이든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까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중국 인민은행은 6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대폭 절상한 달러당 6.6290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 변동 폭은 0.9%에 달했다. 이날 기준환율은 2018년 7월 11일 달러당 6.6234위안 이후 최고치다.인민은행의 기준환율은 최근 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전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당 6.6027위안으로 역시 2년4개월여 만에 최고치(위안화 강세)를 기록했다. 위안화의 연중 최저점은 미·중 갈등이 한창 달아오르던 지난 5월 27일(달러당 7.1697위안)이었다. 위안화 가치는 그때보다 8%가량 뛰었다.중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 4.9%(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하며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V’ 자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결정 시 활용하던 정책 판단 요소인 ‘경기대응요소’를 지난달 철폐하면서 위안화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위축돼 있던 중국 기술주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홍콩증시에서 대장주 텐센트는 전날 6.2% 급등했다. 텐센트와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알리바바도 6.28% 올랐다. 두 종목은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트럼프 행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통신장비업체 ZTE(18.83%)와 반도체 생산업체 SMIC(7.40%)가 전날 제재 해제 기대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30원 밑으로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미 대선 불확실성이 일부 걷힌 데다 앞으로 미·중 갈등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할 경우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50전 내린 1128원2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1125원50전) 후 7거래일 만에 1130원 밑으로 내려갔다. 환율은 이날 달러당 7원70전 내린 1130원으로 거래가 시작된 뒤 낙폭이 커졌다.미 대선이 대접전 양상을 보인 전날은 장중 환율이 달러당 1126원30전~1148원을 오가며 널뛰기 장세를 보이다 3원60전 오른 1137원70전에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은 바이든 후보가 접전 지역에서 속속 승리를 거두는 등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바이든 후보가 집권하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환율 하락 배경으로 작용했다.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무분별한 관세 부과 등 강도 높은 압박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바이든 집권 이후 오를 여지가 높고 위안화 흐름과 같이 움직이는 원화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하지만 앞으로 환율 흐름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재검표 등을 요구하는 데다 소송전 채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재검표 여부를 놓고 35일(11월 8일~12월 12일) 동안 공방을 벌일 당시 원·달러 환율은 12월 4일에 달러당 1217원10전까지 올랐다. 대선일(11월 8일) 대비 82원80전(6.8%) 급등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