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상승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줄 수 있는 수준"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86%…금융위기 직전 전고점의 90% 넘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코스피) 비율이 전고점의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온 지수가 기술적으로는 단기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우리나라 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86.7%를 나타냈다.

이 비율은 실물 대비 주식시장의 크기를 나타낸다.

16일 종가 기준 시총 1천604조410억원을 올해 명목 GDP 1천849조9천540억원(전망치)으로 나눈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 낸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0.2%포인트 올리면서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도 -5.5%에서 -3.6%로 조정했다.

지난해 명목 GDP는 1천919조400억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3.6% 줄어든 1천849조9천540억원으로 전망한 것이다.

역대 GDP 대비 시총 비율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고점을 찍었다.

당시 GDP는 1천89조6천600억원, 시총(월말 기준)은 1천29조2천740억원으로 비율은 94.4%에 달했다.

월말 기준으로 이 비율이 90%를 넘은 것은 당시가 유일했다.

현재의 GDP 대비 시총 비율이 상승하면서 전고점이었던 2007년 10월의 91.5%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86%…금융위기 직전 전고점의 90% 넘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3월 이 비율은 63.7%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주가 상승과 함께 비율도 높아졌다.

그러나 GDP 대비 시총 비율이 전고점에 육박한 것은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저항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가 생기면 추가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아직은 기저효과를 넘어서서 펀더멘털이 좋아진다는 점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현재의 수준이 단기적으로는 전고점이라고 하는 심리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는 위치다"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4월 GDP 대비 시총 비율이 88.5%까지 상승했고, 2017년 10월에도 89.4%까지 오르며 10년 만에 처음 90%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결국 추가 상승에 대한 경계심으로 90%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표] GDP 대비 시가총액 역대 고점 및 현재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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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시가총액(십억) │ 명목 GDP(십억) │ 시총/GD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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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 1,029,274 │ 1,089,660 │ 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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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4월 │ 1,229,813 │ 1,388,937 │ 8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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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 1,642,285 │ 1,835,698 │ 8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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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16일 │ 1,604,041 │ 1,849,954 │ 8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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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2011년 4월, 2017년 10월은 월말 기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