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테슬라가 액면분할 첫날 급등하면서 나스닥 사상 최고가를 이끌었다. 유동성 장세에서 액면분할이 주가 부양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주가 거품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3.39% 오른 129.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은 지난 7월 30일 4대 1비율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발행주식을 4배로 늘려 주당 가격을 4분의 1로 떨어뜨리는 결정이다. 애플 액면분할은 상장 후 이번이 다섯번째다. 앞서 애플 주가는 2014년 6월 7대 1로 액면분할한 후 92달러대에서 최근 500달러대까지 올랐다. 이번에도 액면분할을 발표한 뒤 주가가 34.15% 뛰었다.

테슬라도 31일 12.57% 급등한 4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지난 11일 5대 1의 액면분할을 발표한 뒤 이날까지 81.2% 급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1154억달러(약 137조원)을 기록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로 올라섰다.

액면분할을 놓고 거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액면분할은 주가 호재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기업가치와 주가의 괴리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미국 주식은 1주 미만의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 실익도 크지 않다.

테슬라가 지난 7월 20일 사상 최고가인 1643달러를 기록한 뒤 거품 우려로 1300달러대까지 밀려나자 부양 카드로 액면분할을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미국 월가의 가치투자자인 조엘 그린블랫 고담에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테슬라 주가는 투기세력이 만드는 거품"이라며 "기업 실적이 받쳐주는 애플과 테슬라는 달리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애플과 테슬라의 힘으로 나스닥도 31일 올 들어 41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0.68% 오른 11775.46에 거래를 끝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