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차이에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상장지수증권(ETF) 2종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 롱쇼트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지수)은 사고,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팔아 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이다.
코스피·코스닥지수 활용 '롱쇼트 ETF' 첫 선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롱 코스닥150숏 ETF’ ‘KODEX코스닥150롱 코스피200숏 ETF’의 상장을 이달 계획하고 있다. KODEX200롱 코스닥150숏 ETF는 코스피200지수는 롱(매수)하고 코스닥150지수는 쇼트(매도)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KODEX코스닥150롱 코스피200숏 ETF는 코스닥150은 매수하고, 코스피200은 매도한다.

두 펀드 모두 코스닥200과 코스닥150에 똑같은 비율로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구축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등락폭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가 롱을 택한 지수가 더 오르거나, 쇼트를 택한 지수가 더 떨어지면 수익이 발생한다.

예컨대 코스피200이 2% 오르고, 코스닥150이 1% 올랐다고 가정하자. KODEX200롱코스닥150숏ETF에 투자했다면 코스피200에 대해서는 2% 수익, 코스닥150에 대해서는 1% 손실이 나 총 1%의 수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KODEX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에 투자했다면 코스피200에서 2% 손실, 코스닥150에서 1% 수익이 발생해 총 수익률이 -1%다.

김정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그 폭이 다르다”며 “올해 초 KODEX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에 투자했다면 8월 현재 20%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펀드는 방향성에 대한 투자는 원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한 방향에 베팅하는 KODEX200, KODEX 레버리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등보다 기대수익은 작지만 손실폭도 작다. 김 팀장은 “국내 증시에 450여 개의 ETF가 상장돼 있지만 지수 간 갭에 투자하는 상품은 두 상품이 유일하다”고 했다.

어떤 방향에 베팅할지는 투자자의 몫이다. 코스피가 더 유망하다고 판단하면 KODEX200롱코스닥150숏, 코스닥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 KODEX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에 투자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일 때는 대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 개인들이 주도할 때는 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