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 기업이 됐다. 네이버가 이 기세를 몰아 2위인 SK하이닉스까지 제칠 수 있을지가 시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네이버, 여세 몰아 SK하이닉스까지 제칠까
13일 기준 네이버 시총은 48조7000억원, SK하이닉스 시총은 60조4000억원이다. 12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순이익이 받쳐주지 않는 기업이 시총 2위 기업이 된 적은 없었다고 분석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역대 시가총액 3위 기업이 2위 기업을 제친 사례를 분석했다. 포스코는 2007년 한국전력을, 현대차는 2011년 포스코를, SK하이닉스는 2016년 현대차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존 2위 기업을 제쳤을 때 시총도 이들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현재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4조7000억원이다. 네이버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8000억원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20위 기업 중 올해 순이익 추정치로 SK하이닉스를 넘어서는 기업은 없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이 기업 무형자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실제 이익을 무시하지도 않는다”며 “나스닥 내 시가총액 1위와 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순이익은 실제로도 1위와 2위”라고 말했다. 시가총액이 4위인 알파벳(1조달러)과 5위인 페이스북(7000억달러)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알파벳 대비 페이스북 시총 비중은 70%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알파벳 대비 페이스북의 순이익은 70%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 기업의 변화는 결국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을 넘어설 수 있는 기업이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 네이버는 어렵다는 얘기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