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매수 대기자금?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인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처음 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보다 20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특히, 최근 하루 동안에만 무려 4조원 넘게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증권사에 들어있는 투자자예탁금은 총 50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된 금액으로, 예탁금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 27조원으로 시작했던 예탁금은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3월에는 4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46조3천억원이었는데, 하루 사이 4조2천억원이 유입되면서 50조원을 거뜬히 넘어섰다.

하루 만에 예탁금이 4조원 이상이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식예탁금 첫 50조원 돌파…하루에 4조 유입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3월처럼 주식 급락에 대비해 직접 투자를 위한 자금일 가능성과 함께 내달 2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 23~2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했다.

여기에 31조원이 몰렸는데, 공모주를 사지 못한 일부 자금이 은행 등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주식 계좌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예탁금 4조원 이상이 늘어난 26일은 SK바이오팜 청약 환불일과 일치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의 공모가가 적정 가치에 비해 대체로 낮다고 평가한다"며 "상장 당일 SK바이오팜 주식 매수에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3조8천373억원.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후 시총이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신약의 가치를 고려할 때 상장 후 이 회사의 적정 시가총액은 5조8천500억원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 24일 56조9천억원에서 46조8천억원으로 줄어들었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지난 26일 56조원으로 다시 회복했다.

SK바이오팜 청약을 위해 빠져나간 10조원이 다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표> 최근 일주일간 투자자 예탁금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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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투자자예탁금(백만원)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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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6일 │ 50,509,544 │ 환불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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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 46,339,25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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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 46,144,800 │ SK바이오팜 청약 마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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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 47,387,182 │ SK바이오팜 청약첫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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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 47,261,5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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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투자협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