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인민은행, 29일 '1달러=7.1316위안' 고시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가운데, 중국 내 경제전문가 사이에서는 최근의 환율 흐름은 시장에서 형성된 것이며 중국 정부가 향후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30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29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이후 최고치다.위안화 가치가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의미다.27일 밤 홍콩 역외시장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010년 시장 개설 이후 최고 수준인 7.1964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이를 두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과 미국의 제재 가능성 등에 따른 시장 반응이라는 시각과 함께, 당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투자자문업체 가베칼 소속 경제학자 앤드루 배스턴 등은 29일 발표한 서신을 통해 "지난주 미중간 긴장 고조로 위안화가 큰 피해를 보았다"고 평가했다.이들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 상승(평가 절하)을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무역 무기로 쓰지 않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면서 "중국으로서도 수십 년 만의 최악의 경제충격에 직면한 상황에서 위안화로 '장난'을 치는 것은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서 "중국이 달러당 환율을 7.2위안 수준과 같은 임의적인 수준에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작년 8월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 중국의 위안화 기준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곧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양국은 지난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환율 문제를 봉합했고 최근 몇 달 간 달러당 7위안 안팎에서 움직여왔지만, 최근 들어 다시 환율이 뛰는 상황이다.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丁爽)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위안화 환율상승은 시장 반응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하고, 특히 미국이 중국에 금융제재를 가하면 환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하락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환율을 인상해 위안화를 무기로 쓰려는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인민은행과 가까운 한 익명의 중국 학자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에 대해 '점잖은 무시'(benign neglect) 정책을 취하고,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도록 둬야 한다"면서 "환율 변동을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한편 밍밍(明明)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발표한 글에서 "환율 안정성이 올해 인민은행의 더 높은 우선순위일 수 있다"면서 "올해 중국 정부의 업무보고가 지난해와 다른 점은 환율정책을 금리정책에 우선한 것"이라고 봤다.그러면서 "외국과의 무역·투자를 안정화한다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 유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대한 기자회견을 연다. 홍콩의 관세·무역·비자·투자 특별지위 박탈 등 고강도 제재를 꺼낼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 계획을 알리며 “우리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계 도처에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되풀이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홍콩은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대우받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관세와 금융 투명성, 주식시장 상장과 같은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복 조치가 미국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류자오자 홍콩·마카오연구회 부회장은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대다수 조치가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얻는 효과는 매우 적은 것들 뿐”이라며 “보복 조치는 미국에 더 큰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량하이밍 중국실크로드연구원 원장도 “미국이 홍콩을 제재하면 홍콩에 주재하는 미국 기업을 비롯해 서방 기업들이 홍콩 시장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 대가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미국 기업과 월가 등은 트럼프의 재선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결정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5대 투자은행의 지난해 대(對)중국 익스포저(대출·보증·투자 등 위험노출액)가 708억달러(약 87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보복 조치가 뒤따를 경우 미 은행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중국은 미국이 보란 듯이 위안화 가치를 또다시 평가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5% 올린 달러당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지난 25~26일 이틀 연속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는데 또다시 최고치(위안화 가치는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문가사이에선 중국 당국이 지난해 위안화 급락 국면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방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선 작년 여름에 이어 환율전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한편 중국은 홍콩 보안법 법제화를 위한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다음달 초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8월 보안법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베이징=강동균/워싱턴=주용석 특파원 kdg@hankyung.com
'1달러=7.1316위안' 고시…위안화 가치, 12년만에 최저미중 환율전쟁 재발 우려 속 중국은 작년과 달리 '무개입' 일관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 중인 가운데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또 올려 위안화를 추가 평가절하했다.인민은행은 29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낮아진 것을 뜻한다.시장은 통상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중간 환율을 통해 중국 당국의 환율 관리 의지를 가늠하곤 한다.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된 중간 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거래된다.인민은행은 평일 오전, 전날까지의 외환 시장 동향을 반영해 중간 환율을 산정해 발표한다.기본적으로는 시장 가격 동향이 반영되지만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 등 인위적·주관적 변수도 반영된다.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 급락이 기본적으로는 급격한 미중 관계 추가 악화와 중국의 재정 적자 확대 기조 등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하지만 중국이 작년 위안화 급락 국면 때와 달리 적극적인 외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중국은 작년에는 ▲ 외국 선물환거래 20%의 증거금 부과 ▲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시 경기대응요소 재도입 ▲ 환율안정 채권 발행 등 다양한 환율 안정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최근 외환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했다.지난 27일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7일 밤 7.1964위안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29일 오전 역외·역내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15위안, 7.16위안대에서 형성되고 있다.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에 미국이 반발하면서 작년 여름에 이어 '환율 전쟁'이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작년 8월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이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곧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표출됐다가 지난 1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겨우 봉합된 바 있다.시장에서는 '1달러=7위안'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다음 지지점이 7.2위안 수준을 넘어 7.5위안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경제지 차이신(財新)은 "현재 시장의 다음 관심 지점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2위안을 넘을 것인지"라며 "더욱 먼 관찰 지점은 7.5위안 선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기까지 깨질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본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