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매주 월요일 중화권 해외 주식 전문가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미국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고를 맡은 우건 JK캐피털 매니저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운용과 매뉴라이프운용 등을 거쳐 홍콩에 본사를 둔 프랑스계 헤지펀드인 JK캐피털에서 아시아 정보기술(IT) 및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투자 집행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성장판 열린 '중국版 배달의민족'…2500조원 서비스시장 삼킬 '잠룡'
홍콩증시에 상장된 메이퇀 디엔핑(Meituan Dianping/3690.HK)은 한국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로 시작한 회사다. 점차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미국의 그럽허브(음식 배달), 옐프(식당 평가), 트립어드바이저(여행 정보), 그루폰(식당 홍보), 오픈테이블(식당 예약), 에어비앤비(숙소 예약), 카약(여행 예약) 등의 업체가 제공하는 온갖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룡 앱’으로 떠올랐다.

메이퇀의 올해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약 250배다. 일반적인 인터넷 기업 PER인 30~50배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 주식을 사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중국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을 대표하는 알리바바와 비교하면 메이퇀의 매력을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알리바바의 e커머스 사업은 의류에서 시작해 가전, 가구, 잡화 등으로 확대됐다. 메이퇀도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음식 배달에서 시작해 식당·호텔·영화·대중교통·병원·이사·인테리어·웨딩 예약 등으로 서비스 품목을 계속 넓히고 있다. 실물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알리바바가 최대로 접근 가능한 실물 상품 시장 규모는 대략 15조위안(약 2500조원)으로 추산된다. 메이퇀이 속한 서비스업 시장 규모 역시 15조위안 정도로 비슷하다. 게다가 서비스업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메이퇀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알리바바는 판매자로부터 평균 거래대금의 3.5%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반면 메이퇀의 수수료율은 약 10%에 이른다. 서비스업은 실물 상품과 달리 표준화 정도가 낮고, 판매자 규모도 작아 더 높은 수수료를 매길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퇀의 서비스 영역이 음식 배달과 호텔 예약 등을 넘어 식당 광고나 식자재 배달 등으로 확대되면서 수수료율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서비스업의 온라인화 정도가 실물 상품에 비해 낮다는 점도 메이퇀의 잠재력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테일 시장의 약 30%는 온라인화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 알리바바가 주로 취급하는 실물 상품 영역의 온라인화는 이미 50%가량 진척됐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은 음식 배달을 제외하면 온라인화 진행이 더디다.

성장판 열린 '중국版 배달의민족'…2500조원 서비스시장 삼킬 '잠룡'
이를 종합하면 메이퇀은 알리바바와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가 비슷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온라인화에 따른 추가 성장 가능성 역시 더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메이퇀의 기업가치가 알리바바의 500조원 대비 5분의 1인 100조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메이퇀이 저평가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JK캐피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