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달 28일 올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3% 늘어난 41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컨센서스(408억달러)를 웃돌았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지만 코로나19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광고 사업 실적 타격은 2분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라면서도 “상위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견고해지는 만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광고 매출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도 1분기 좋은 실적을 내놨다. 작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59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억83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이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도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플은 서비스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건 3월 중순부터다. 1분기 끝자락이었던 만큼 실적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 항공 등 이동 제한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은 짧은 기간임에도 1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분기 순손실이 94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첫 분기 손실이다.

해외 종목도 2분기 실적 전망은 아직까지 안갯속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의 주요 공장은 3월 말부터 문을 닫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는 사실상 지난달부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항공은 업황 회복이 더딜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했다. 서비스 업종 전망도 부정적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이달부터 완화국면에 들어서면 IT, 소비재 등의 실적은 전망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주가 회복 흐름이 2분기 실적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의 전략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주가는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