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는 상장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2분기를 낙관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수요 위축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 등 악재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美·中 무역전쟁 재발 우려까지…악재만 수두룩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바뀐 106개 상장사(추정기관 수 3곳 이상)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1개월 전보다 19.2% 줄었다. 관망하던 증권사들이 줄줄이 하향 조정된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대차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2분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 듯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위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에 비해 97.1% 줄어든 12억원까지 내려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한 달 만에 60%가량 줄었다. 만도 현대모비스 등도 마찬가지다. 4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확 꺾이고,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철강업종도 2분기 실적 기대치는 바닥에 가깝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40%, 현대제철은 92.9%, 세아베스틸은 50% 줄었다.

유가 급락으로 정유 업체의 2분기 실적도 예측 불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2328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도 마찬가지다. 마이너스 상태인 정제마진이 2분기 내로 정유사 손익분기점인 5달러대까지 올라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순히 수요뿐 아니라 생산에도 타격을 받은 상태라 2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다른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들이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내놓은 만큼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는 기업이 꽤 있을 것”이라며 “실적 우려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