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30일 미국의 대량 실업 사태가 이어지는 등 경제 지표 부진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10시 51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6.53포인트(0.88%) 하락한 24,417.33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1.32포인트(0.73%) 내린 2,918.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24포인트(0.24%) 하락한 8,893.47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의 실업 등 주요 지표와 기업 실적, 주요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대량 실업 사태 등 부진한 경제 지표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60만3천 명 줄어든 383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보다 보험청구자수가 줄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350만 명보다 많았다.

더욱이 최근 6주 동안 실업급여를 신청한 미국인은 3천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실업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한층 커졌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4.8%로 시장 예상보다 더 나빴던 데 이어,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도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사상 최대폭인 7.5% 감소하는 등 부진한 지표들이 이어졌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최대 버팀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펜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등 자산 매입 규모나 대상을 확대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했다.

ECB는 PEPP의 규모와 대상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증액 등이 단행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ECB는 다만 신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도입하는 등 다른 부양 조치를 내놨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하락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부양책이 발표된 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연준은 기업 대출 프로그램인 이른바 '메인스트리트 대출'의 대상 기업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직원 1만 명, 연 매출 25억 달러 이하 기업에서 직원 1만5천 명, 연 매출 50억 달러 이하 기업으로 조건을 완화했다.

더 큰 규모의 기업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보다는 양호했던 점도 시장을 지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장 초반 5% 이상,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1%가량 오르며 기술주의 주가 전반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일정 부분 예상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피터 샤프릭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우리는 매우 나쁘고 부정적인 경제 지표의 환경에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를 알고 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46%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20% 오른 17.65달러에, 브렌트유는 14.24% 오른 25.75달러에 움직였다.

/연합뉴스